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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높이고, 보증금 내려도 "이 공사 저희는 좀…"

  • 2024.03.08(금) 11:41

재건축 시공사 경쟁입찰 유찰 잇달아…3차까지
용산·마포 재개발서는 평당 1000만원대 제시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누적되고 건설경기가 날로 악화하자 건설사들이 수주를 꺼리고 있다. 특히 최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보다 공사비를 높여 3번째 입찰 공고를 낸 조합도 등장했다. 3.3㎡(평)당 1000만원이 넘는 공사비로 시공사 모시기에 나선 곳도 나타났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8일 3번째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입찰 마감은 다음달 22일이다. 지난달 29일 올린 공고에 따르면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총 3817억원, 평당 810만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공고한 3580억원(평당 760만원)보다 6.6%가량 증액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DL이앤씨만 참가확약서를 제출해 경쟁입찰이 무산됐다. 올해 1월 다시 열린 설명회에는 DL이앤씨와 금호건설이 참여했으나 확약서를 낸 곳은 없었다.

3차 입찰 역시 DL이앤씨가 가장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입찰 참여에 대해) 의욕을 갖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도 다음달 22일 재입찰에 나선다. 2차 공고에서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약 957만원으로 기존(907만원) 대비 약 5.5% 올린 것이다. 이달 5일 개최된 현설에는 SK에코플랜트와 DL건설, 금호건설, 한양, 두산건설이 참석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사업도 현대건설만 2차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유찰이 발생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역시 대우건설의 단독 참여로 재입찰이 실시될 예정이다. 평당 공사비는 각각 809만원, 830만원 수준이다.

평당 공사비 1000만원 돌파? "그래도 수익성 안 나와"

알짜 사업지에서도 건설사들이 적극 수주에 나서지 않자 최근 공고를 낸 재개발 사업지 가운데서는 평당 1000만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제안하는 곳도 있다. 지난달 20일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은 첫 입찰에서 평당 1070만원을 제시했다.

같은 달 29일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 조합 역시 재입찰 공고에서 평당 공사비 1050만원을 내걸었다. 지난해 10월 입찰 당시(평당 930만원)보다 12.9% 증액한 것이다. 입찰보증금도 기존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낮췄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1년부터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라 공사비 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용 증가세가 둔화하더라도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3년 전에 비하면 크게 오른 상황이라 건설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올해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4.64포인트로 전월 대비 0.93%, 전년 동월 대비 2.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 아파트 건축비는 평당 500만~600만원, 고급 아파트는 800만~900만원대라는 통념이 최근 깨지고 있다"며 "조합에서 건축비를 높여 받더라도 원가율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지는 상황이라 차라리 수주를 포기하겠다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 공사, 저희는 좀…" 일감 마다하는 건설사들(2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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