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동부 지역에서도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총 3조6000억원을 들여 서울 9호선 강동하남남양주선(2031년), 3호선 송파하남선(2032년)을 뚫어 서울 이동 시간을 절반가량 줄인다는 게 골자다.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은 오는 8월10일 개통을 앞두고 시내·마을버스도 증차한다. 하남이 건설을 반대해 왔던 수석대교는 최근 협의를 거쳐 이달 도로 지정, 공사 발주 등에 나선다.
경기 동부에 '4.4조원 규모' 철도·도로사업 추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동부지역 교통 편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지난 1월 개최한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 격차 해소를 위한 민생토론회'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수도권 동부지역은 총 6개 시, 2개 군이다. 구리·광주·남양주·여주·이천·하남시, 가평·양평군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2010년부터 신도시·택지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동부지역의 인구는 2010년 162만명에서 2024년 216만명으로 33% 증가했다. 향후 10년 내 37만명 이상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2023년 기준 동부지역의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39.7%, 철도 수송분담률은 18.4%로 수도권 서부, 남부, 북부권 등 나머지 지역에 비해 가장 낮다.
서울로 진입하는 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 교통량이 집중되면서 주요 간선도로는 혼잡도(V/C)가 1.2~1.4로 심각한 수준이다. VC(Volume/Capacity)는 통과 교통량 대비 용량의 비율로 1 이상이면 '혼잡'이다.
이에 대광위는 △시내·마을버스 증차 △수석대교 및 올림픽대로 확장 △철도사업 신속 추진 △광역버스 노선 신설 등에 나섰다. 이들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4조4000억원에 달한다.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서울 지하철 9호선 강동하남남양주선이다. 서울 강일지구에서 하남 미사지구, 남양주 다산·지구·지금·왕숙지구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비가 2조1000억원이다.
현재 왕숙~신논현역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면 90분 걸리지만 강동하남남양주선을 이용하면 45분으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준공 목표는 2031년이다.
3호선 송파하남선 사업에도 나선다. 서울 오금역에서 하남 감일지구, 교산지구, 하남시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비 1조5000억원이 든다. 현재 교산~고속터미널역까지 승용차로 90분 걸리지만 송파하남선이 생기면 40분 만에 갈 수 있다. 준공 목표는 2032년이다.
이정희 대광위 광역교통정책국장은 "기관 간 이견이 있는 드림휴게소 인근 역사의 세부 위치에 대해 대광위가 경기도, 하남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이견을 조정해 역사 위치를 결정하고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수석대교' 도로지정
철도 중심 환승연계도 강화한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8월10일 개통을 앞둔 가운데, 시내·마을버스 18개 노선에서 34대 증차 및 노선 변경을 통해 철도역을 연결하는 촘촘한 연계교통을 구축한다.
남양주 다산역은, 남양주 별내역, 구리역, 장자호수공원역, 암사역사공원역, 마천역 등에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증차한다. 별내선이 개통하면 남양주 별내역에서 서울 잠실까지 자가용 이용 시 44분 소요되던 시간이 27분30초로 단축될 전망이다.
도로망도 신속히 구축한다. 남양주 수석동에서 하남시 미사동을 연결하는 한강 교량인 '수석대교' 공사를 본격 추진한다. 수석대교는 교통 혼잡 우려 등으로 하남 측이 건설을 반대해 왔다.
이정희 국장은 "하남시에서 교통 혼잡 우려를 제기했는데 해소 방안들을 관계기관 간 협의해 (도로 건설 계획을) 확정 결정했다"며 "6월20일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됐고 7월4일 도로 지정을 승인했다. 이번 주 중 남양주에서 도로 지정 고시를 하고 LH에서 곧 턴키 발주를 공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석대교 준공 예정 시점은 2031년이다. 이에 맞춰 올림픽대로 강일IC~선동IC 등의 차로를 확장하고 우회도로 신설도 병행 추진한다. 수석대교가 생기면 강변북로 아천IC~토평삼거리, 올림픽대로 암사IC~강동IC 등의 도로혼잡도가 개선될 것으로 대광위는 보고 있다.
이밖에 하남 감일지구, 남양주 양정 역세권, 하남 교산, 남양주 진접2 등 주요 개발지구의 도로망도 신속히 구축한다는 바침이다. 다만 이번 계획에 위례신사선, 서울~양평고속도로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 국장은 위례신사선 관련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서울시가 올 하반기 다시 사업자 공고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가) 공사비 증액 등을 감안해서 사업자 공고를 다시 하고, 필요하면 재정 사업으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해선 "국회 결정이 있으면 그에 따라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추후 권역별로 대책 발표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인데, 그때 지역에서 추가로 건의사항 있으면 도로 상위계획 검토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