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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등장한 지하철1호선 지하화…어마어마한 예산은?

  • 2022.03.08(화) 10:09

서울시 '2040 도시기본계획'서 언급
국토부도 용역 추진·대선주자도 가세
'연트럴파크'처럼…집값 상승 우려도

서울시가 지상철도 지하화를 약속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관련 연구를 시작, 사업추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도 일제히 지하화를 약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더욱 커진 분위기다.

다만 사업 구체화까지 난관도 많다.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데다 현재 서울시와 정부의 지상 부지 활용 방안도 상이하다. 개발 계획이 가시화할 경우 인근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자체·정부 "연구 착수"…대선주자들도 "지하화"

서울시는 지난 3일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지상 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하철 1·2호선 지상 구간 등이 포함됐다.

현재 서울 내 지상철도 구간은 101.2㎞다. 이중 국철이 71.6㎞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도시철도 구간은 29.6㎞다. 시는 이 구간을 지하화해 지상에 가용지를 확보하고 복합개발거점, 여가문화 공간으로 삼는 등 새로운 도시 공간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지상철도 지하화는 인근 주민들의 숙원이다. 소음, 진동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도시 공간이 단절되면서 통행 때도 안전을 위협받는 탓이다. 지역 개발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에 각종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시의 상위 도시계획인 '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되면서 실제 사업까지 한 발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이 맴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각각 지상철도 지하화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한 점도 긍정적이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를 시작했으며, 국토부는 지난 1월 '철도시설 및 역세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를 시작했다. 지상철도 지하화에 따른 투자재원 확보, 개발 및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철도 지하화 방안 연구가 오는 7월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국토부와는 별개로 진행하는 연구로 서울 도시철도 지상 구간과 국철 서울시 구간 등이 대상 범위"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도 지상철도 지하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1·2·4호선 등을 지하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일부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는 목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으로선 지상철도 지하화의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다만 어마어마한 예산이 필요하고, 지하철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에 실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9년전 예산이 38조…지상개발로 재원 마련?

지자체와 정부, 정치권에서 모두 한목소리를 내지만 사업추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막대한 예산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지난 2013년 서울시가 지상철도 지하화 예산을 추산했을 당시, 약 38조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이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지상 공간 개발을 통해 필요한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의 높은 토지 가치를 활용하면 공공이 투입하는 재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큰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상 공간의 위치에 따른 토지 가치를 극대화하면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가 끝나면 비용 마련에 있어 설득력 있는 대안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국토부의 지상 토지 활용방안은 '동상이몽'이다. 서울시는 도시기본계획에서 이 지역을 복합개발하고 '여가문화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거 기능을 접목한 업무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국토부는 지난 1월 관련 연구를 공고하며 "철도 지하화 후 철도 상부 및 인근 지역을 주거와 업무 중심지로 개발하고, 개발이익 일부를 철도에 재투자하는 등 사업추진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서울 지상 철도의 대부분이 국철인 만큼 서울시와 국토부의 협업은 필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적·단계적 추진 방안은 정부와 논의를 통해 실현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상철도 지하화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호재'로 여겨져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철도 지하화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마포구 '연트럴파크'의 경우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며 일대 토지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5년 경의선 가좌역~효창공원 구간을 지하화하고 2015년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공원이 위치한 마포구 공덕동의 경우 토지 가격이 2014년~2020년 42.3%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인 32.5%를 크게 웃돌았다.

김인만 경제부동산연구소장은 "지상철 지하화는 도시 미관이나 안전을 고려할 때 추진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며 "집값 자극의 우려는 있지만, 시민에게 지상 공간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제 등 투기 세력 방지를 위한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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