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이후 강남권 일대 집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어요. 송파·강남 주요단지에서 연일 신고가가 나오는 한편, 해제지역 아파트뿐 아니라 덜 오른 주변 단지나 재건축을 앞둬 규제가 풀리지 않은 구축들도 크게 오르며 상승 열기가 퍼지고 있어요.
금리 인하, '똘똘한 한 채' 편향이 강해지면서 강남3구를 중심으로한 서울 집값 상승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정국불안,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등 일부 변수는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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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0.58%, 강남 0.38%, 서초 0.25%
한국부동산원은 토허제 해제 후 2주째인 2월 넷째주(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하락했다고 분석했어요. 서울은 0.11% 상승하며 전주(0.06%) 대비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는데요. 반면 지방은 0.05% 하락하며 전주(-0.04%)와 비교해 하락폭이 커졌어요.
수도권은 8주 연속 하락하다 0.01% 상승으로 전환했어요. 인천(-0.03%)과 경기(-0.04%) 모두 전주 대비 매매가격이 내렸지만, 서울(0.11%)의 매매가 상승이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렸어요.
이는 강남3구 집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송파구는 전주보다 0.58% 오르며 강남3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어요. 잠실과 신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올랐는데요. 전주(0.36%)와 비교해 0.22%포인트 높은 상승률이에요.
강남구(0.38%)와 서초구(0.25%)도 전주 대비 매매가가 크게 올랐어요. 강남구는 압구정·대치·청담 위주로, 서초구는 잠원·서초동 위주로 올랐고요. 강동구도(0.06%→0.09%) 전주 대비 오름폭이 커졌어요. 강남3구와 강동구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0.36%) 매매가 상승률은 작년 8월26일(0.37%)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대장 아파트인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리센츠에서 지난달 19일 전용면적 124㎡가 37억(8층)에 거래됐어요. 토허제 해제 후 송파구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인데요. 작년 2월29일 같은 면적이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0억원 가까이 올랐어요.
이날 잠실엘스 전용 84㎡도 26억9000만원(6층)에 거래됐어요. 1년 전(2월22일) 같은 평형이 22억2000만원에 거래됐어요. 매매가가 4억원 이상 올랐네요. 토허제 해제가 예고되면서 앞서 2월11일에는 28억4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어요.
트리지움 전용 84㎡는 2월17일 26억원에 거래됐어요. 직전 거래(1월21일) 가격 25억1500만원 대비 8500만원 올라 거래됐어요. 3개 단지가 모두 초대형 단지(엘스 5678가구, 리센츠 5563가구, 트리지움 3696가구)라 동호수에 따라 가격차이가 나는 건 감안해야겠지만, 어쨌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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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려서 오르고, 안 풀려서 오르고
잠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덜오른 인근 아파트 가격이 키 맞추기에 나서거나, 토허제가 풀리지 않은 재건축단지들로 매매가 상승이 옮겨붙는 모습이에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 22일 24억2500만원(15층)에 거래됐어요. 1월21일 23억원(20층)에 거래된 지 한 달 만에 1억원 넘게 오른 거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2월14일 전용 76㎡가 28억원(10층)에 거래됐어요. 1월20일에는 27억원(11층)에 거래됐고요.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 101㎡는 지난 2월16일 43억5000만원(41동 6층)에 신고가를 경신했어요. 작년 6월 같은 동 같은 층이 37억25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약 8개월만에 6억2500만원이 올랐네요.
토허제가 해제되지 않은 압구정, 반포까지 수요가 몰린다는데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토허제로 묶인 압구정, 반포의 집값 상승은 잠실, 대치 등 토허제 해제지역에서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토허제 해제로 집값이 뛰니 비해제 지역도 토허제가 풀리면 더 뛸 것이란 기대 심리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어요.
서울 내 아파트값 상승 기류는 마·용·성으로도 번지는 모습이에요. 마포(0.02% →0.09%), 용산(0.02%→0.08%), 성동(0.01%→0.10%) 모두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어요. 마포는 아현·신공덕동 준신축 위주, 용산은 이촌·한남동 주요단지 위주, 성동구는 행당·금호동 위주로 올랐어요.
반면 서울 내에서도 노원(-0.03%), 중랑(-0.02%), 은평(-0.01%), 금천구(-0.01%) 등 외곽지역은 내림세를 지속했어요.
강남3구의 집값 상승 열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3구는 공급이 많지 않고 신축과 재건축 선호가 집중되는 곳"이라며 "토허제 해제와 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상승 속도가 빠른 데다, 봄 이사철, 전셋값 상승, 똘똘한 한 채 편향 등과 맞물려 가격 강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함 랩장은 "낮은 경제성장률,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정국불안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상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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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따라 서울 외곽도?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00%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어요. 수도권(0.01%)은 상승 폭을 유지했고요. 서울(0.02%→0.03%)은 상승폭 확대, 지방(-0.01%→0.00%)은 보합 전환했어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주 영향이 있는 일부 지역 및 외곽지역에서 전세값이 하락했다"면서도 "선호도 높은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임차수요가 지속하며 상승계약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는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전셋값도 송파구(0.12%)에서 가장 크게 올랐는데요. 신천·가락동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고요. 양천구(0.05%)는 목·신월동 역세권 위주, 영등포구(0.05%)는 대림·신길동 위주로 상승했어요.
함영진 랩장은 "집값 상승 기류가 마용성, 광진구 등 주요 상급지와 한강변 일대까지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동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지역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전세값 상승, 거래량 확대 시 향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