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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증시 웃을 때 거래세도 더 걷혔나

  • 2018.03.07(수) 11:25

거래량보다는 거래대금에 연동
대형주 많이 팔려야 증권거래세 더 걷혀

▲ 사진 : 이명근 기자/qwe123@

최근 미국의 통상압력 등의 영향으로 주춤하지만 국내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최근 10년 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수년간 2000포인트 벽에서 맴돌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연중 상승세를 탔고, 올 들어서는 사상 처음으로 26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2400고지도 쉽게 내주지 않고 있거든요. 코스닥 지수도 16년만에 900대에 진입한 후 850선을 유지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 수수료수익과 신용거래융자(대출)에 따른 이자수익을 챙기는 증권사들은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는데요. 이 증권사들 못지 않게 웃음을 머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세금을 거둬들이는 과세당국이죠. 


주식거래에는 수수료만 붙는게 아니라 증권거래세라는 세금도 붙거든요. 주식을 팔 때 거래대금 전체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데요. 상장주식을 장내(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에서 매매하면 0.3%를 증권거래세(코스피는 농어촌특별세 0.15% 포함)가 거래대금에서 원천징수(증권사 통해 알아서 떼감) 되고요. 비상장주식을 거래하거나 상장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면 0.5%를 증권거래세로 직접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수수료를 무료로 서비스 해주는 증권사들까지 있으니까 어찌보면 증시 활황에 과세당국이 증권사들보다 더 활 짝 웃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증권거래세는 세율을 올리는 등 증세한다며 요란하게 떠들지 않더라도 시장만 잘 돌아가면 세금이 더 들어 오니까요.


그렇다면 증시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증권거래세도 많이 걷혔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세금이 많이 걷혔을지 한 번 살펴봤는데 조금은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증권거래세수입은 2015년이나 2016년, 2017년이 큰 차이가 없었거든요.

시장과 증권거래세수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증권거래세는 어떨 때 많이 걷히는 것인지 한번 알아봤습니다.

우선은 최근 10년간의 증권거래세수를 보면요. 10년 전에 비해 세수 규모가 2조원 가량 불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증권거래세는 2008년 2조7875억원이 걷혔는데 2017년에는 4조5000억원이 걷혔거든요.


하지만 10년 동안의 굴곡은 컸습니다. 증권거래세는 2009년 3조5339억원, 2010년 3조6671억원에서 2011년에 4조2787억원으로 4조원을 돌파했지만 다음해인 2012년 이후 내리 3년 간 3조원대 초반의 세수로 징수액이 오히려 떨어졌는데요. 2015년 이후 3년간은 다시 4조원대로 세수입을 회복했습니다.

이런 세수의 변화가 증시를 100% 그대로 보여줬는를 확인해봐야 할텐데요. 우선 지수부터 살펴보면 증권거래세수와 연동된다고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코스피지수(기말기준)는 2008년말 1124포인트에서 2009년말 1682포인트로 크게 오르면서 세수증가에 부합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2011년을 보면 세수는 급증했지만 지수는 전년과 변동이 없었고요. 2013년에 2011포인트를 찍으며 코스피 시장이 마감했지만 세수는 3조원대 포반으로 전년대비 6000억원 넘게 급감했죠.

코스피지수가 2017년말 2467포인트로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 전체 증권거래세수는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2009년 이후 6년 간 500포인트 선에서 맴돌았던 코스닥지수와 거래세수는 더더욱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지수의 연중 변동이 아닌 기말 기준의 일시적인 지수와 세수를 비교했다는 한계도 있었지만요.


증권거래세는 거래세이다보니 자연히 거래규모의 변화와 연동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과거 주식시장에서의 거래량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거래량도 증권거래세수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는 군요.


과거 2005년의 한국 증시 거래량은 2653억2973만주로 2017년의 2614억8549만주보다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증권거래세수는 2005년(2조3705억원)이 2017년(4조5000억원)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죠.

2005년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09년(3196억4271만주)에도 증권거래세수는 3조5339억원에 그쳤지만 거래량이 2225억주에 그쳤던 2011년에는 증권거래세가 4조2787억원이나 걷혔습니다. 단순히 거래량이 많다고 해서 거래세가 더 걷히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거래대금 규모는 어떨까요. 증권거래세는 거래대금에 일률적으로 부과되니까 거래량보다는 더 연관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1만원짜리 1만주가 거래되는 것보다는 100만원짜리 1000주가 거래되는 것이 세금은 더 걷힐테니까요.

실제로 증시 거래대금의 추이는 증권거래세수의 추이와 유사했습니다. 거래대금이 1500조 수준이었던 2008년과 2013년, 2014년에 거래세수는 3조원 안팎에 머물렀고요. 거래대금이 2200조원으로 뛰었던 2011년과 2015년, 2017년에는 거래세수가 4조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특히 거래대금 중에서도 대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이 전체 시장의 거래흐름을 이끌면서 증권거래세수와도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정부는 올해 증권거래세로 작년에 걷힌 것보다는 조금 적은 4조원 가량을 걷을 것으로 세입예산을 짰는데요. 아마 올해도 코스피시장의 대형주들이 얼마나 거래되는가가 이 4조원의 세수의 달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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