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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긴급' 인사 배경은?

  • 2014.10.29(수) 20:02

대한통운, '해외통' 양승석 전 현대차 사장 영입
'아시안 홈쇼핑 벨트' 구축 이해선 대표, 제일제당 발령
박성훈 부사장 등 컨설팅 출신 인사 줄줄이 사임

 

CJ그룹이 정기인사를 한 달 앞두고 긴급 인사를 단행했다. 양승석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CJ대한통운으로 영입했고,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이사는 CJ제일제당으로 배치했다. 해외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하루 빨리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최연소 부사장으로 화제를 모은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 박성훈 미래전략실장(부사장)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마케팅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도준웅 고문도 물러났다. 노희영 CJ제일제당 부사장에 이어 컨설팅 출신들이 줄줄이 CJ그룹을 떠난 것이다. 일각에선 이미경 부회장의 마케팅 중심 경영방향이 ‘해외 영업’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해외통 양승석·이해선 투입


29일 CJ대한통운은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양승석 전 현대차 사장을 내정했다.

양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터키 생산법인 이사, 중국판매본부장, 인도법인장 등을 거친 해외통이다. 34년 직장 생활 중 절반을 해외에서 보냈다. INI스틸, 현대제철, 글로비스, 현대차 등에서 사장을 지내 조직 통솔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양 부회장은 현대차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 국내와 해외를 포괄하는 글로벌영업본부를 신설했다. 또 마케팅 사업부와 영업기획사업부를 각각 신설 및 확대하는 등 영업 및 마케팅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현대차를 둘러싼 기업 환경이 악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해외사업 전문가답게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CJ대한통운 각자 대표를 맡았던 이채욱 부회장은 지주사 경영에 전념하기로 했다. 양 부회장은 신현재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로 CJ대한통운을 이끌게 됐다.


 

이해선 대표이사(왼쪽), 양승석 부회장.


CJ제일제당도 이날 공동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장으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이사(총괄부사장)를 영입했다.

이해선 대표는 빙그레와 아모레퍼시픽을 거치며 마케팅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 명성을 떨쳤다. 지난 2008년 CJ오쇼핑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해 왔다.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등에 '아시안 홈쇼핑 벨트'를 완성해 낸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 '컨설팅' 라인 연이어 사임


CJ그룹은 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정기인사를 단행하지만, 이번엔 한 달 빠른 ‘긴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현 회장이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으면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식품이나 물류의 업무공백을 줄이기 인사”라며 “연말 인사 전 급한 부분부터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의 공백 기간에 인수합병과 투자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선 파격적인 인사로 주목받았던 임원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지난해 7월 미래전략실장으로 선임된 박성훈 부사장은 16개월 만에 사임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박 부사장은 CJ그룹내 최연소 부사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의 입사를 계기로 CJ그룹 내 미래전략실이 신설되기도 했다.

또 맥킨지&컴퍼니 디지털 전략 전문가 출신인 도준웅 고문도 이번에 회사를 떠났다. 도 고문은 CJ그룹과 맺은 경영컨설팅 계약기간이 이번 달로 종료됐다. CJ그룹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자동적으로 CJ그룹을 떠난 게 된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가 CJ그룹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엔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노희영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사임했다. 노 전 부사장은 고문으로 CJ그룹에 경영컨설팅을 해오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 부사장으로 정식입사했다. 하지만 노 전 부사장은 정식 입사 이후 3달을 채우지 못했다. 소득세 탈루 혐의 등으로 받고 있는 검찰조사가 부담이 됐다. 박성훈 부사장과 노희영 전 부사장은 이 회장이 구속된 뒤,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영입된 인사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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