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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관광산업 체질 바꿔라"..면세점 `막판 변수`

  • 2015.07.09(목) 14:49

'규모' 위주에서 '콘텐츠' 중심 전환
의료·컨벤션·지방관광 활성화 역점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가 9일 제8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관광산업 육성대책'이 서울지역 신규면세점 선정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1월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 방침(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중국·일본·대만과 겨룰 대규모 면세점 설치에 정책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발표에선 메르스 사태로 노출된 국내 관광산업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한류와 의료서비스·국제회의 등 관광 콘텐츠 확충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 정부, 관광산업 대책 발표

정부는 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국내 관광산업을 조기에 정상화하려고 민관 협력으로 우호사절단을 해외로 보내고 대규모 한류 콘서트 개최, 관광객 대상의 할인행사 조기실시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비자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고 내국인의 해외 여행수요는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국내 관광산업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외국인 입국자수는 메르스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6월 넷째주에는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급감했다. 지난달 방한을 취소한 규모만 13만명에 달하는 등 숙박업·면세업·여행업 등 관련산업이 동반위기를 겪었다. 국내관광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지난해부터 한국보다는 일본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 "근본적으로는 체질바꿔야"

정부는 단기적으로 메르스가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되 근본적으로는 국내 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연재해나 질병, 경기침체 등 돌발변수에 취약한 지금의 구조로는 국내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우리 관광산업이 엔저, 메르스 같은 외부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근본적 이유는 콘텐츠 위주가 아닌 쇼핑 위주의 저가 관광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관광산업의 체질을 바꿔야한다. 이번 기회에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관광산업 육성대책에선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 연령, 성별, 소득 등을 파악해 이들에게 맞춤형 관광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일본의 20~50대 여성은 주로 쇼핑·음식·한류체험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들을 위해 K-팝 공연장을 확대하고 음식관광코스를 개발하면 더 많은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 면세점 당락 좌우할 내용도

특히 이번 대책에는 현재 서울지역 시내면세점을 두고 경합 중인 대기업들의 당락을 좌우할 만한 내용이 상당수 녹아있어 내일(10일)로 다가온 신규면세점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류 콘텐츠 활용방안은 면세점 경쟁에 뛰어든 대기업들 사이에 두드러진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지만, 의료관광과 국제회의·전시회(MICE) 연계관광 활성화는 기존에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강남 코엑스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코엑스에는 연간 2500회 이상의 국제회의가 열리는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특급호텔, 쇼핑몰,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서있다. 반경 5km 이내에는 피부과와 성형외과만 480여개에 달한다. 한국방문위원회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서울지역 관광코스를 보면 첫날 강북 북촌한옥마을에서 출발해 이튿날 강남 가로수길에 끝나는 일정으로 짜여있다. 정부는 이번 관광산업 육성대책 보도자료 말미에 이 같은 참고자료를 첨부했다.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한화갤러리아도 이번 발표의 수혜기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의도라는 정치경제의 중심지에 위치해 해외 정관계·재계인사들의 방문이 꾸준한 데다 인근에 IFC몰, 증권가, 호텔 등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또 여의도 인근의 종합병원과 연계해 의료관광 패키지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 면세점 선정 결과, 내일 발표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도 면세점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산악관광·연안해양관광·평창올림픽 연계관광 등을 맞춤형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는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고 강원·충청·호남과 연계한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용산 아이파크몰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두 회사는 면세점 유입 관광객을 지방으로 확산하기 위해 코레일과도 협업하기로 했다. 당시 선포식에는 최문순 강원 지사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선정결과는 오는 10일 오후 5시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발표된다. 이에 앞서 대기업들은 오늘 오후 4시부터 면세점 사업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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