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1위 오비맥주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6월 밀 맥주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 파격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클럽용 맥주를 내놨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국내 맥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23일 오비맥주는 ‘카스 비츠’(Cass Beats,사진)를 출시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이 이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 맥주병과 달리 ‘카스 비츠’는 좌우 비대칭의 곡선형이다. 정면에서 보면 맥주병이 휘어져 보인다. 병맥주 색깔은 일반적인 갈색이 아닌 코발트블루(파란색)다. 오비맥주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사인 AB인베브의 디자인 플랫폼을 ‘카스 비츠’를 통해 도입했다.
알코올 도수는 5.8%. 이는 기존 4%대의 맥주제품 보다 강하다. 송현석 오비맥주 부사장은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는 고객은 배부르지 않게 빨리 취하고 싶어 한다”며 “알코올 도수를 높이는 대신 센 맛이 느껴지지 않도록 당을 첨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스 비츠’는 맥아와 홉 외에 당류와 산도조절제 등을 첨가했다.
주요 공략대상은 클럽을 찾는 젊은이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한국명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은 “클럽이나 바를 찾는 젊은이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에 쥐고 편히 먹을 수 있는 용량인 330ml 한 종류만 생산되며, 병뚜껑도 손으로 돌려 딸 수 있는 ‘트위스트 캡’을 적용했다. 대형마트 판매가격도 1900원대로 카스보다 비싸다. 올해 판매목표는 300만병.
오비맥주는 그간 카스 단일 브랜드 전략을 추구해왔다. 카스에 마케팅 등 영업전략을 집중해 시장 1위 브랜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부터 전략이 바뀌었다. 카스 점유율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실험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월에 국내 메이저 맥주 회사 최초로 밀 맥주인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비맥주가 전략을 선회한 이유는 국내 맥주 시장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어서다. 과거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가 양분했던 국내 시장에 수입맥주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송 부사장은 “급변하는 국내 맥주 시장을 오비는 빠르게 쫓아가고 있다”며 “많은 브랜드를 출시하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지만,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