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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국민맥주' 오비맥주, 재시동

  • 2015.07.09(목) 13:51

경쟁심화·경제위기로 카스 시장점유율 하락
“프리미엄 전략으로 올 하반기 회복”

울란바토르 한 대형마트 주류 진열대에 카스 등 맥주가 진열돼있다.(사진 = 오비맥주)

 

[울란바토르(몽골) = 안준형 기자] 오비맥주가 몽골 맥주 시장 재건에 나섰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몽골 ‘국민 맥주’ 자리를 다시 되찾겠다는 포부다.

지난 7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카스의 밤’ 행사에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은 “오비맥주에 몽골은 매우 중요한 수출시장인데 최근 2년간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다”며 “몽골 시장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레몬 출시, 패키지 리뉴얼, 병 제품 수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이 새 전략이다.

1999년 몽골에 처음 진출한 오비맥주는 몽골 국민 맥주 자리까지 올랐다. 2000년대 초반 카스의 몽골 점유율은 60%대에 육박했다. 몽골 내 카스의 유통을 맡은 카스타운의 잉크바트(Enkhbat) 사장은 “2000년대 초반 몽골에 맥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당시 카스는 거의 유일한 맥주였고,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몽골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 시행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금이 인상되고, 생그로(Sengur)·보리고(Borgio) 등 현지 맥주가 출시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수입맥주에 붙는 관세는 25%로, 수입 위스키 20%보다도 높다. 이 가운데 카스는 10%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선방했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오른쪽)과 잉크바트 카스타운 사장이 지난 7일 '카스의 밤' 행사 직후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오비맥주 제공)


하지만 지난해 몽골에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10%대 지지선마저 밀렸다. 현재 카스의 점유율은 5%대. 경제가 침체되면서 맥주 소비 자체가 줄면서다. 몽골 내 오비맥주 총판을 맡고 있는 카스교역의 이윤세 이사는 “몽골 지방 슈퍼를 보면, 예전에 8%였던 빵 판매 비중이 지금은 50%까지 올랐다”며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맥주와 담배의 소비를 줄이는 대신 빵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몽골 환율에 오비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몽골의 화폐 단위인 투그릭(MNT)/달러 환율은 2013년 1400투그릭에서 2015년 1950투그릭으로 올랐다. 이 이사는 “몽골 경제규모가 워낙 작아 환율 변동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입맥주인 카스의 몽골 내 판매 가격이 올라가면서 경쟁사 맥주보다 가격이 비싸지게 된 것이다.

오비맥주는 경제위기 등 외부 요인이 정상화되면 곧 예전의 점유율을 되찾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대종 오비맥주 해외사업팀 이사는 “몽골 내 경쟁이 격화되면서 오비맥주의 내성이 강화됐다”며 “빠르면 올 연말 반드시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크바트 사장은 “몽골 경제가 회복되면 카스 경제력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이레 사장은 “카스를 몽골내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카스는 지난 20년간 3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카스를 아시아 톱 10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몽골 맥주 시장은…
지난해 몽골 맥주 시장 규모는 7800만 리터(L)다. 이는 한국 시장 규모의 4% 수준이다. 몽골 인구는 300만명으로, 맥주 시장규모도 영세한 편이다. 한국맥주는 몽골 전체 맥주 시장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의 비중은 7대3 수준. 생그로 등 몽골 내 현지 맥주 비중이 72%로 가장 높다. 몽골은 맥주는 여름철(6~8월)에 집중적으로 소비된다. 그 외 기간은 추운 날씨로 보드카 등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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