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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치열한 경쟁 뚫고 `독감백신 1위` 수성

  • 2015.11.17(화) 18:06

7년째 국산 1호 독감백신 안정공급
경쟁사 불량품 판정에 반사 이익도

 

경쟁자들의 진입으로 독감백신 분야에서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녹십자가 올 3분기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냈다. 일양약품과 SK케미칼 등 독감백신 시장에 도전한 강력한 경쟁자들이 줄줄이 위기를 겪으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녹십자는 시장 수성에 성공했다. 차세대 독감백신으로 불리우는 4가 독감백신의 개발 역시 순항 중이라, 전문가들은 녹십자의 독감백신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독감백신 안정적 공급으로..시장신뢰

 

녹십자는 지난 2009년 자체개발한 '지씨플루'를 내놓으며 독감백신 분야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그 후 일양약품과 SK케미칼 등도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시장판도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강력한 도전자들로 인해 녹십자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녹십자의 주가가 지난 1년 이상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녹십자는 지난 3분기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지난 3분기 녹십자는 독감백신 제품인 지씨플루로 국내에서 52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대비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녹십자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든다는 점이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국산 1호 독감백신을 7년째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국제기구를 통해 수출을 하면서 제품의 유효성이나 안정성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경쟁사 이미지 실추..녹십자에는 '호재'

 

최근에는 경쟁사 제품들이 잇따라 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녹십자가 이에 따르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12일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는 식약처로부터 2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다. 식약처는 제품에 포함된 독감백신의 주성분의 함량이 부족해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처분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여유분으로 추가 생산한 15만 도즈(1회 접종량) 분량에 대해서만 처분을 받았다"며 "시중에 공급된 370만 도즈는 모두 국가의 검증을 거쳐 안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일양약품의 독감백신 제품인 프리필드시린지가 품질미달로 식약처로부터 두 달 동안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SK케미칼과 일양약품의 독감백신 제품이 시장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영업활동에 어느정도 지장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생산한 제품이 줄줄이 '불량' 판정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녹십자의 입장에서는 수성이 한결 용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차세대 4가 독감백신 개발에도 속도

 

녹십자는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에도 국내 업체들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녹십자는 유정란을 이용한 4가 독감백신 개발을 마치고 식약처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제약업체들 중에서는 최초다.

 

17일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하는 4가 독감백신의 임상3상에도 돌입했다. 의약품 판매에 앞서 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검증하며 넘어야 하는 3번의 임상시험 중 마지막 임상시험에 돌입한 것이다.

 

녹십자의 경쟁업체인 SK케미칼은 세포 배양방식으로 만든 4가 독감백신 임상 3상을 마치고 정부에 제품판매 허가를 신청했으며, 일양약품도 지난 10월 유정란 방식의 독감백신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유정란으로 만드는 4가 독감백신은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유정란 ·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 모두 내년 안에는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4500억원 규모인 국내 독감백신 시장이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녹십자가 경쟁 우려를 일부 떨칠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510억원의 신규 예산을 투입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녹십자는 앞으로 4가 독감백신으로 전환해 타사의 시장 진입으로 인한 경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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