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 수사가 마무리된 19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가 위치한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는 호텔롯데의 재상장 여부, 롯데그룹의 쇄신안 발표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묵묵히 사무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신 회장을 비롯해 신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 친형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 총수일가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영장 재청구를 고민하던 검찰은 새로운 혐의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불구속 기소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검사 20여명과 수사관 200여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4개월간 수사를 벌였던 점을 감안하면 용두사미식 수사종결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사이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고 굵직한 인수합병이 중단되는 등 정상적인 경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두고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룹 전체가 극도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롯데는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투명성 강화와 사회공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총수와 몇몇 핵심임원에 의해 좌우되는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재계 5위 위상에 걸맞는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검찰 발표 이후 입장자료를 내고 "그동안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성찰해왔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는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일자리 창출 ▲협력사와 수평적 관계 강화 등의 쇄신책을 이달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19일) 오전에는 재활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해 노인과 어린이 재활사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발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