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이 충청남도 태안으로 향하는 자신의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을 나와 다국적 기업인 P&G에서 일했고, 지난해말 홈플러스 사장으로 영입되기까지 화이트컬러로서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김 사장은 이날 하루만큼은 농부로 지내려고 충남 태안에 위치한 정당리마을을 찾았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초등학생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한국보다는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주로 생활했다. 그가 손에 흙을 묻히기로 마음먹은 것은 홈플러스가 '농심(農心)' 잡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상생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충남 청양군 중산마을에 바이어 100여명을 보내 토마토 농장의 잡초를 뽑고 마을창고에 벽화를 그리는 등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중산마을은 구기자 토마토가 유명한 곳이다. 이 토마토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홈플러스는 임직원을 보내 재배농가와 돈독한 신뢰쌓기에 돌입했다. 앞으로도 좋은 토마토를 공급해달라는 의미에서다.
홈플러스는 이번에 중산마을뿐 아니라 태안 정당리마을, 강원 인제군 귀둔리마을에도 임직원을 파견했다. 정당리마을은 고구마·양파·고추, 귀둔리마을은 감자·토마토·곰취 등의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마을이다. 홈플러스는 내달까지 상품·마케팅·재무·온라인 등 전부서에서 차출한 550명을 이 세곳의 마을로 보내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본사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이 농활을 떠나는 셈이다. 김 사장도 농활대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이연창 홈플러스 대외협력팀장은 "이번 방문은 품질이 뛰어난 신선 농가에 대한 지원은 물론 직원들이 농가활동을 직접 체험하며 경영의 현장성을 높인다는 의미도 크다"며 "앞으로도 각 지자체와 연계해 우수한 국산 농산물을 널리 알리고 소비 촉진에 기여하는 등 농가와 농민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김상현 사장을 비롯한 홈플러스 본사 임직원 550명이 충남 청양군 중산마을, 태안군 정당리마을, 강원 인제군 귀둔리마을에서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사진은 귀둔리마을에서 봉사활동 중인 홈플러스 직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