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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증여'...CJ 3세 수면위로 올라왔다

  • 2017.03.06(월) 16:16

이재현 회장 장녀 부부, 임원 승진
작년말 '승계 밑천' 비상장사 주식도 증여

6일 발표된 CJ그룹 임원인사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경후·정종환 부부다. 이경후 팀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이고, 정종환 본부장은 맏사위로 이번 인사에서 상무대우로 나란히 승진했다. CJ는 보도자료를 통해 "3세 경영참여가 본격화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8월 특별 사면된 이 회장은 올 상반기 경영복귀를 준비하는 동시에 승계를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작년말 승계 밑천이 될 비상장사 주식을 자녀들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 이번 인사에서 상무대우로 승진한 이경후(왼쪽)·정종환 부부

 

◇ 장녀 부부 동반 승진

 

이경후 신임 상무대우(33)는 이번에 승진된 70명 임원중 가장 젊다. 미국 콜럼비아대 졸업 후 2011년 지주사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한 지 6년 만에 '별'을 달았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 방송기획팀 등을 거친 뒤 현재 CJ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 상무대우는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라며 "글로벌 감각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상무대우로 승진한 정종환 본부장은 2008년 이경후 상무대우와 결혼했다. 미국(컬럼비아대)과 중국(칭화대 MBA)에서 공부한 정 상무대우는 2010년 CJ에 입사한 뒤 현재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다. 모건스탠리, 시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근무하는 경력을 살려 해외 인수합병(M&A)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경후·정종환 부부가 나란히 임원으로 승진, 미국지역본부를 이끌게 된 것이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 비해 미국은 열세한 지역이었다"며 "3세가 배치된 만큼 앞으로 미주 지역에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27) CJ제일제당 과장은 이번 임원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승계 밑천 증여

 

이번 임원 인사는 작년말에 단행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맞물린 승계 준비 작업으로 분석된다. 이 과장은 작년 말 CJ올리브네트웍스(올리브영 운영) 지분이 15.84%에서 17.97%로, 이 상무대우는 4.54%에서 6.91%로 각각 늘었다. 지주사 CJ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이들 남매는 앞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승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KB증권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증여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준비"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 후 CJ와 합병할 수도 있고, CJ올리브네트웍스가 상장하지 않고 CJ와 합병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말 이 회장은 비상장사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42.1%)도 전량 증여했다. 그 결과 이 과장은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이 상무대우는 지분 24%를 보유하게 됐다. 사위인 정 상무대우도 15%를 증여받아, 처음으로 'CJ 가족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다만 이 회장이 올 상반기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 만큼, 승계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이 회장은 치료차 미국으로 떠난 상황"이라며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은 맞지만, 승계로 확대해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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