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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업계, '역발상=대박' 공식 만든다

  • 2017.08.08(화) 11:59

저출산·커피 인기 영향 빙과시장 침체
'역발상' 제품 인기‥소비자와 소통 큰 역할

빙과시장에서 역발상 제품들이 인기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존 제품에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합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런 역발상 제품들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빙과업계에 새로운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얼어붇은 빙과시장

국내 빙과시장은 침체기다. 매년 전체 시장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3년 1조9317억원이었던 빙과시장은 작년 1조1000억원대로 줄었다. 업계는 앞으로도 시장규모가 감소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빙과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아서다.

국내 빙과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줄고 있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빙과류의 주소비층인 유소년의 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 자료:닐슨코리아,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단위:억원)

빙과류의 대체제로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013년 4조6530억원에서 작년 6조4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디저트로 빙과류보다는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빙과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보니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빙과업체들은 저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애서는 전국에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2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까지 할인판매를 하는 통에 빙과업체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 '역발상'이 뜬다

빙과업체들은 업황 부진을 극복할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역발상' 리뉴얼제품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에 참신한 아이디어가 합쳐져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롯데제과의 '거꾸로 수박바'다. 편의점 CU와 함께 선보인 거꾸로 수박바는 기존 수박바와는 다르다. 기존 수박바의 빨간색 부분(멜론·수박맛)과 초록색 부분(딸기 맛)의 위치를 바꿔 딸기맛을 강화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하루만에 10만개가 판매됐다. 지난달까지 300만개가 넘게 판매됐다.


'조크박 아이스'도 기존 제품을 새롭게 재해석해 히트를 친 상품이다. 롯데제과는 인기제품인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파우치 형태로 출시했다. 한달만에 3개 제품을 합쳐 300만여개, 50일만에 1000만개 이상 판매했다. 롯데푸드는 최근 스테디셀러 '돼지바'를 콘 형태로 만든 '돼지콘'을 내놨다.

빙과업체는 아니지만 한국야쿠르트의 경우도 역발상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야쿠르트를 얼려 용기 아랫부분을 통해 먹는 것에서 착안, 아예 용기를 거꾸로 만들어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도록 입구를 넓혔다. 얼리는 시간에 따라 셔벗과 아이스크림 타입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역발상은 소비자와 소통에서 나온다

빙과업체들의 이같은 역발상 전략은 소비자들로부터 나왔다. 최근 SNS 등이 활성화되면서 업체들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제품에 반영되기도 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거꾸로 수박바'의 경우도 롯데제과와 CU가 조사한 결과 수박바의 파란 부분을 늘려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검토, 출시한 경우다.

팔도의 '만능 비빔장'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출시한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팔도 비빔면'의 액상스프를 따로 출시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에 팔도는 올 4월1일 만우절에 블로그를 통해 비빔장을 출시한다고 장난글을 올렸다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실제 제품으로 선보이게 됐다.

▲ 팔도가 자사 블로그에 만우절 이벤트로 올렸던 '만능 비빔장' 사진.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고 결국 팔도는 실제로 '만능 비빔장'을 출시했다.

해태제과가 12년만에 다시 내놓은 '토마토마'도 마찬가지다. 2006년 출시됐던 토마토마는 당시 토마토를 빙과로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주력제품 생산에 치중키로 하면서 출시 1년만에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재출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해태제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최근 토마토마를 재출시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역발상 제품은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동시에 매출이 향상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며 "무엇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이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고 제품개발에도 의견을 주고 있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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