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현재 나눠져 있는 면세점사업을 한곳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면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세계면세점글로벌'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신세계그룹 면세사업은 이마트가 대주주인 신세계DF와 신세계백화점이 대주주인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이 담당하게된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신세계면세점글로벌과 신세계DF를 합병해 규모를 키우고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 매출성장세..면세점 3강 노린다
그동안 신세계그룹 면세점사업은 신세계DF와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가 나눠서 담당해왔다. 신세계DF는 명동점을, 조선호텔 면세사업부는 인천공항점과 부산센텀시티점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같은 사업을 이원화해 운영하다보니 규모 확대나 시너지 등에서 장애물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흩어진 면세점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물적분할도 이를 위한 조치다.
▲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 |
신세계그룹은 면세점사업을 통합해 롯데, 신라와 함께 국내 면세점시장 3강체제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합방식이나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면세점사업은 상당히 괜찮았다"면서 "자신감을 얻은 신세계가 면세점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 면세점사업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전체 면세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에도 매출성장세를 이어왔다.
신세계면세점 일 평균 매출액은 지난 8월 45억원으로 40억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9월에는 4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타 면세점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명품 브랜드 유치를 통해 점포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 수요도 잡으면서 선전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올해(1~7월) 명동점, 부산점 등 시내면세점 2곳과 인천공항점 등에서 총 94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시장점유율은 12.2%로 롯데, 신라에 이어 3위다. 특히 명동점은 올해들어 지난 7월까지 총 66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개별 점포 기준으로도 롯데면세점 본점, 신라면세점 본점에 이어 3위다. 작년에는 11위였다.
▲ 자료:관세청(단위:%) *17년은 1~7월. |
신세계 면세점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명동점을 중심으로 유명 명품브랜드를 유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명동점은 지난 8월 펜디와 까르띠에를 유치한데 이어 이달에는 루이비통과 디올을 입점시켰다. 또 향후에는 샤넬과 에르메스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에르메스가 입점하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시내 면세점중 유일하게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킨 곳이 된다.
◇ 수익성 확보 큰 숙제
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매출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구매력이 큰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없는 상황에서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매출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아니라 보따리상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내국인의 경우도 객단가가 낮아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자료:한국기업평가(단위:억원). |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조선호텔 면세점사업부는 2013년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신세계DF도 지난 2분기 4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시장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다시 들어오지 않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신세계가 면세점사업을 통합해 외형을 키울 것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노조 반발 등 큰 진통없이 통합이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