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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그냥 들고 나가면 결제 끝"…이마트24의 무인 실험

  • 2019.09.25(수) 17:04

이마트24, 김포에 미래형 점포인 한국판 아마존고 오픈
원하는 상품 들고 나가기만 하면 바로 결제…"국내 최초"

이마트24 김포데이터센터(DC)점. 사진=이마트24 제공.

장난기가 발동했다. "이렇게 상품을 꺼냈다가 다시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카메라가 못 보게 해서 주머니에 쓰윽 넣어도 되는 거예요?" 그러나 이마트24 직원의 표정은 평온했다. "괜찮습니다."

다시 물었다. "음료수 하나 사드릴게요. 골라보세요." 그러자 직원의 표정이 움찔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직접 집으셔야 해요."

24일 경기도 김포 장기동에 위치한 '이마트24 김포데이터센터(DC)점'을 찾았다. 신세계 데이터센터 1층에 자리 잡은 이 점포는 신세계의 정보기술(IT) 자회사인 신세계아이앤씨와 이마트24가 협업해 만든 '미래형 편의점'이다.

◇ QR코드 스캔해 입장…상품 들고 나오면 바로 결제

그간 국내에 오픈한 '무인 편의점'은 고객이 직접 바코드로 결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이 매장은 원하는 상품을 그냥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유명한 무인매장인 아마존고와 같은 방식이다.

매장 이용법은 간단하다. 신세계 그룹의 SSG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이마트24 모바일 앱을 통해 QR코드를 만들고, 이를 스캔한 뒤 매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후 그냥 원하는 상품을 들고 나오면 된다. 기존 편의점을 이용하던 대로 하되 계산만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매장을 나오면 최장 5분 내에 결제가 된다. 아마존의 경우 결제 시간이 매장을 나온 후 10분 이상 걸린다고 하니 훨씬 빠른 셈이다. 결제가 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한 목록과 결제 금액 등이 담긴 영수증이 발행된다.

실제 음료수 제품 두 개를 들고 나왔더니 곧장 3500원의 결제액이 찍힌 영수증이 나왔다. 체감 결제 시간은 10초가 채 되지 않았다.

'이마트24 김포데이터센터(DC)점' 내부 전경. (사진=나원식 기자)

◇ 카메라·매대 센서로 고객 동선 추적

이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매장 천장에 설치된 31대의 카메라 덕분이다. 매대에 달려 있는 센서도 각 고객의 동선을 추적한다. 고객이 상품을 들면 가상 장바구니에 담기고, 다시 매대에 돌려놓으면 장바구니에서 제외되는 방식이다. 매대에서 상품을 집었다가 구매를 원하지 않을 경우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된다는 뜻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일행이 구매할 상품을 대신 집어주면 안 된다. 본인이 구매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매장 곳곳에는 이런 유의사항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 있다.

이 점포의 경우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총 10명으로 제한했다. 점포가 14평(46.2㎡)으로 크지 않은 데다 너무 많은 고객들로 북적일 경우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게 이마트24의 설명이다. 이런 방식의 점포를 처음 오픈한 만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인원수 제한을 둔 것으로 보인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왼쪽)들과 매장 곳곳에 있는 이용 주의 안내문. (사진=나원식 기자)

◇ 주류 없고 담배는 밴딩머신으로…점장 상주

이 매장은 '무인 매장'인 만큼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담배의 경우 벤딩머신을 '무인 매장' 밖 별도 휴게공간에 따로 둬 판매한다. 이를 위해 점장이 상주하면서 성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점장은 다른 직원과 함께 매장 근처에서 고객들에게 이용 방식을 안내해주거나 환불 업무 등을 맡을 예정이다. 무인 결제시스템을 갖추긴 했지만 진짜 사람이 없는 '무인 매장'은 아닌 셈이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이 점포를 운영을 통해 신기술을 시연하는 동시에 관련 데이터를 모을 예정이다. 이후 추가 매장 오픈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마트24 김포DC점은 현재 내부 직원들에게만 열려 있고, 오는 30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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