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82년생 김지영 뜯어보기
2. 이왕쓰는 돈 의미있게, 미닝아웃
3. 소주병 전쟁의 결말
[트렌드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그것이 알고 싶다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소설가 조남주가 발간한 장편소설. 82년생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흔하디흔한 이름을 갖고 있는 김지영이라는 여자의 인생을 묘사한 책인데요.
이 책은 발간이 되자마자 큰 이슈가 됐어요. 남성 혐오를 조장하고 온갖 안 좋은 사건들을 김지영이라는 한 인물에 투영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견과 전형적인 한국 여성의 인생을 보여준다는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했는데요.
소설과 영화, 다른 듯 같은 듯
소설은 매우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 중 한 명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죠.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어느 날 김지영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소설과 영화는 김지영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 입학, 결혼, 출산까지를 그려내고 있어요. 차이점이 있다면 소설은 시간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고, 영화에서는 현재와 과거를 이동하며 아이 엄마 김지영과 꿈 많았던 학창시절의 김지영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거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소설과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바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겪는 일들을 풀어낸 것이죠.
스포주의! 82년생 김지영에게 무슨 일이?
어린 김지영은 아들만 넷을 낳은 할머니랑 살면서 남동생과 차별을 겪어요. 가령 김지영에게 상 차리는 걸 도우라고 하면서 남동생은 품에 끼고 오냐오냐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딸보다는 아들이 더 귀하다며 김지영 엄마에게 아들을 더 낳으라고 요구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 선생님들이 여자들은 더 조신하게 다녀야 한다며 복장 단속을 하거나 성추행이 될 수도 있는 남자 선생님들의 신체 접촉 등을 경험하게 돼요. 또 학원이 끝나고 밤늦게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남학생이 일방적으로 쫓아와 겁에 질리는 경험도 해요.
대학에 입학하고 홍보대행사에 합격하고 나서는 똑같이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동기와 연봉 차이가 나고 좋은 부서에 남자 동기가 먼저 선발되는 차별을 겪죠. 회사에서는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남자들이 몰래 여자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일도 발생해요.
결혼 뒤엔 주변 가족들로부터 빨리 아이를 낳으라는 이야기를 일상처럼 듣고, 아이를 낳은 김지영은 육아를 위해 다니던 홍보대행사를 그만두게 돼요.
무엇이 논란일까?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대한민국 여성의 현실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와 너무 안 좋은 일을 죄다 김지영 한 인물에 투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그것이죠.
특히 김지영을 둘러싼 논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하고 있어요.
남녀 간 인식 차이? 고민하는 계기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영화는 7일 기준 관객 수 270만명을 돌파했어요. 영화를 향한 응원과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 영화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남녀 인식의 차이를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사회 인식의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by. 보라
[소비 이야기]
내 영혼아, 너라도 영화를 보고 오렴
직장인 김줍줍(29)씨는 최근 화제인 영화 ‘82년생 김지영’ 내일 자 조조 티켓을 5장 예매했어요. 친한 친구들이랑 보러 가냐고요? 아니요. 그럼 5자리 맡아 두고 혼자 드러누워서 볼 거냐고요? 아니요. 줍줍씨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갈 생각이 없어요. 이미 영화를 봤거든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줍줍씨처럼 영화표를 예매하고 보러 가진 않는다는데요. 이런 행동을 영혼 보내기라고 해요. 몸은 다른 곳에 있지만 영혼만은 극장에 보낸다는 뜻이죠. 주로 관객 수가 적고 티켓 가격이 저렴한 조조·심야 시간대나 구석 자리와 같은 비인기 좌석에 영혼들을 많이 보낸대요.
영혼 보내기는 언제부터?
영혼 보내기가 처음 화제가 된 영화는 지난해 10월 개봉한 ‘미쓰백’. 가정폭력의 아픔과 치유란 주제를 담고, 여성 감독·주연배우가 힘을 합친 미쓰백은 개봉 첫날 스크린 수가 524개에 불과했는데요.
미쓰백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영화에 공감한 몇몇 관객들이 영혼 보내기를 시작했어요. 이들은 스스로를 '쓰백러'라고 칭하며 백방으로 영화를 홍보했죠. 덕분에 미쓰백은 누적관객 72만명을 돌파하는 등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었어요.
이후 영혼 보내기 운동은 올해 개봉한 ‘걸캅스’와 82년생 김지영 등 주연배우가 여성이거나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샀던 영화를 대상으로 이어졌어요.
왜 이들의 영혼은 극장으로?... 그거슨 미닝아웃
내가 좋아하고 지지하는 영화가 많이 많이 흥행했으면 좋겠다는 게 그 이유에요. 높은 관객 수를 기록해야 이 영화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흥행이 돼야 비슷한 영화들이 또 나오지 않겠어요?
얼핏 보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반을 사재기하는 행동과 다를 바 없어 보이죠. 하지만 영혼 보내기는 특정 영화에 보내는 응원이라기 보단, 그 영화가 담고 있는 어떤 신념이나 사회적 메시지를 지지해서 나타나는 행동이에요.
이렇게 자신의 가치관, 신념에 선뜻 돈을 지불하는 소비 트렌드를 미닝아웃(Meaning out) 이라고 하는데요. 미닝아웃은 뜻이나 가치를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을 합성한 신조어로,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가치 소비 성향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미닝아웃 성향의 소비자는 페미니즘, 환경 보호, 동물 복지 등 자신의 가치관과 꼭 들어맞는 상품 또는 서비스에 아낌없이 투자해요. 관련 문구를 담은 셔츠나 소품으로 정체성을 과감하게 드러내기도 하죠. 반대로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기업의 제품은 단호하게 불매 운동을 벌이고요.
한편에선 미닝아웃 소비를 두고 '자기 과시하는 것 아니냐', '돈을 낭비한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중요시하는 기존 소비성향과는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겠죠. 어쨌든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고, 미닝아웃 성향의 소비자들은 계속 늘어날텐데요. 미닝아웃,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by. 승현
[소비자 이야기]
롯데주류 vs 하이트진로, 소주병 전쟁의 결말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주류 공장에 진로 소주병이 무려 420만개가 쌓여있대요. 아파트 3층 높이, 진로이즈백 전체 생산량으로는 23% 수준. 이렇게 뜬금없이 롯데 공장에 진로 소주병이 쌓여있는 이유는 소주 업체 사이의 자존심을 건 기싸움 때문이에요.
진로이즈백의 대히트
최근에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 제품을 재해석해 내놓은 뉴트로가 유행하잖아요. 이 흐름과 함께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하늘색 병 진로이즈백이 예상외의 히트를 치며 소주업체 사이의 갈등이 시작됐어요. 지난 4월 출시 이후 무려 2000만병이 팔렸을 정도니, 라이벌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겠죠?
자, 그래서 롯데 측과 진로 측. 양측 입장을 한번 들어봤어요.
환경부 출동! 전쟁의 결말은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환경부가 출동했어요. 환경부는 지금 당장 쌓여있는 병은 병당 10.5원씩 받고 먼저 교환한 뒤, 추후 연구 용역을 통해 객관적이고 적정한 수수료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냈어요.
주류 업체 입장에서는 소주병 재사용이 무조건 이득이에요. 소주병을 새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150원인데, 빈 병을 재사용하면 세척비 50원에 수수료만 내면 되기 때문이죠. 한 병 당 7~8번 정도 재사용이 가능하고요.
이 협약이 있었기 때문에 주류회사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자원낭비 없이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요.
소주 업체 간의 소주병 밀당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환경을 위해서라도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잘 마무리되길 바라요.
by.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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