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1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를 사실상 인수했다.
여행 패턴이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이동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하나투어는 기존 패키지 전문 여행사에서 벗어나 여행 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나투어는 지난 2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1347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발행주식의 20% 수준인 신주 232만 3000주를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출자한 사모펀드인 'IMM로즈골드4호사모투자'가 설립할 예정인 투자목적회사(SPC)가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이번 증자를 통해 하나투어 지분 16.7%를 확보하면서 기존 최대주주인 박상환 회장(7.83%)을 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투어는 이번에 새롭게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 컨텐츠 확보 및 상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글로벌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여행 구성 요소의 단순 유통을 넘어 현지 콘텐츠에 직접 투자해 경쟁사가 판매하지 못하는 자체 제작 여행상품을 유통함으로써 글로벌 여행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의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하나투어는 이미 신규 플랫폼 및 글로벌 OTA 온라인 여행 대리점(OTA: Online Travel Agencies) 등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IT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대형 여행사들의 선택은 'OTA'
신주 발행 가격은 5만 8000원으로 기존 주가보다 16%가량 할증해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양사 경영진의 장점을 활용해 공동 경영체제에 돌입할 게획"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형태로 그만큼 양측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하나투어와 여행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