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8일 만에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초기엔 바이러스가 발발한 중국과 홍콩 위주로 운항을 중단했던 항공사와 여행사들이 이제는 베트남과 타이완 등 동남아 운항 계획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온라인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해 자체적으로 취소할 수 있지만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취소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지인들과 베트남 다낭 여행을 계획했다. 오픈마켓인 G마켓을 통해 롯데관광에서 내놓은 이스타 항공권을 구입했다. 출발일은 3월 초였다.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랴부랴 항공권 취소를 알아봤지만 30만원 후반대에 구입한 항공권의 취소 위약금은 인당 약 16만원에 달했다. 항공사와 여행사에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이 각 12만원과 4만원이었다. 항공권 비용의 절반가량을 날릴 상황이어서 일단 분위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다 지난주 출발을 2주 앞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으로부터 운항중단 고지와 함께 항공권 변경 및 취소는 구매처로 문의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직접 티켓을 결제한 G마켓에선 이미 발권이 이뤄진 터라 예약 철회가 불가능했고, 롯데관광을 통해 전화로만 취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롯데관광 측에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계속 불통이었다. 며칠 동안 시도한 끝에 간신히 연결이 닿았지만 돌아온 답변에 A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스타항공사로부터 다낭 항공편 취소와 관련해 어떤 고지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사에서 운항 중단 메시지를 받은 건 이미 수일 전이었다. 결국 롯데관광 측이 직접 이스타항공에 확인한 후에야 전액 환불 조치가 이뤄지긴 했지만 며칠 동안 속을 끓이며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을 곱씹으면 억울한 심정마저 들었다고 한다.
특히 다낭행은 이스타뿐만 아니라 티웨이와 진에어, 비엣젯 등 다수 항공사들이 줄이어 운항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오픈마켓 내 여행사들을 통해 예약했다가 A씨와 같은 상황을 겪은 고객이 한둘은 아니라는 얘기다.
항공권 취소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베트남이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당연한 절차지만 취소 및 환불 과정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출발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 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실을 항공권 판매를 대행하는 여행사에 수일 동안 전달조차 하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베트남 외에 이스라엘, 싱가포르, 일본 등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이미 40개 국을 넘어섰다. 향후 코로나19 감염이 더욱 확산할 경우 더 많은 국가들이 입국 금지나 제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항공사들의 운항 취소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여행사들은 취소 요청 문의로 전화통에 불이 나고, 수일 동안 애간장을 태우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터다. 항공사가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면 여행사나 온라인 오픈마켓 등 항공권 판매 대행사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건 기본에 해당한다. 기본부터 지켜야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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