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들이 잇단 악재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의 여파로 주요 여행지로 내세우던 일본과 중국 여행객길이 막히면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는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어 여행사들의 도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수밖에 없어 여행사들은 가슴만 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주요 3대 여행사들은 최근 중국 여행 예약건에 대해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일부는 중국 여행 상품 판매를 아예 중단했다. 취소 수수료는 항공사 수수료와 여행사 수수료로 구분되는데 비중이 가장 큰 항공사 수수료의 경우 각 항공사별 규정에 따라 취소 및 환불이 이뤄지고 있다. 항공사들도 이달 또는 2~3월 중국행 노선에 대해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 만큼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의 경우 패키지나 항공권 외에도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지역 내 호텔 단품 예약 건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 역시 이달 출발하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 여행을 일괄 취소하고 취소수수료 없이 전액 변제하고 있다. 특히 모두투어는 당분간 중국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중국 여행 예약마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여행사들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내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해외 여행지는 일본이 38.8%로 가장 높았고, 동남아시아 34.9%, 중국은 12.6%였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로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1월 기준 해외 여행지별 비중은 동남아가 65.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일본 11.1%, 유럽 8%, 중국 7.6% 순이었다.
일본과 중국에 등을 돌린 여행객들이 대체지로 동남아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동남아 역시 여행 수요가 줄었다. 지난 1월 동남아 여행 수요는 작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일본은 85.8%, 중국은 62.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수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행수요가 지역과 관계없이 급감하는 추세다.
그러면서 여행업계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적자의 수렁에 빠졌던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위한 방책으로 온라인 여행 대리점(OTA: Online Travel Agencies) 플랫폼 사업에 속속 뛰어들었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관련 기사: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대형 여행사들의 선택은 'OTA']
신종 코로나 감염이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불길이 잡히지 않는 이상 어떤 대책도 불가능해 의미가 없는 만큼 업계는 속만 태우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 수요가 일본과 중국에 몰려있었던 만큼 올 상반기에 중소 여행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3대 여행사들 역시 바이러스가 잡히기 전까지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어 피해 규모가 가늠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