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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대형 여행사들의 선택은 'OTA'

  • 2019.11.29(금) 09:58

하나투어‧노랑풍선, 잇달아 OTA 사업 진출
글로벌 OTA와 경쟁하려면 투자유치 불가피

대형 여행사들이 잇달아 온라인 여행 대리점(OTA: Online Travel Agencies)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행 패턴 자체가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이동하는 구조적인 문제에다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그나마 남아있던 여행 수요마저 큰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해외 여행 패턴이 자유여행, 한 달 살기 등으로 넘어가면서 OTA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OTA는 고도화된 온라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호텔·항공권의 가격 비교부터 예약 대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여행업체를 말한다.

◇ 하나투어·노랑풍선 등 잇달아 OTA사업 진출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여행 항공권 구매 채널은 '항공사 직접 구입'이 41.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메타서치(가격비교)와 OTA를 포함한 '여행상품 전문 웹·앱'이 29.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종합여행사는 OTA의 절반 수준인 15.6%에 그쳤다. OTA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패키지 여행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하나투어는 올해 초부터 개별여행 플랫폼 운영에 들어갔다. 하나투어가 지난 1월 꺼내든 모하지(Mohaji) 플랫폼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해 전 세계 여행상품을 빠르고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 플랫폼 서비스다.

하나투어는 자유여행 OTA들과 달리 패키지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주요 여행업체 및 전 세계에 위치한 판매자들과 계약을 맺고 여행과 문화체험, 교통패스, 액티비티, 레저, 콘서트, 골프, 레스토랑, 유심과 와이파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유여행 OTA업체들은 해외입장권이나 교통패스 등의 상품군에 마케팅비를 대거 투입하면서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모하지는 해외 현지투어 판매 비중이 60~70%에 달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하나투어에 따르면 모하지는 실적 지표인 ▲월 평균 모객량과 ▲앱 다운로드 숫자 ▲월 거래액 등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만 해도 1월과 11월을 비교하면 월 평균 모객량과 앱 다운로드 수, 월 거래액이 600~700%씩 늘었다.

노랑풍선도 OTA 시장에 뛰어들 준비에 한창이다. 간접판매가 아닌 직접판매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온 노랑풍선은 기존 항공 예약시스템에 호텔 예약시스템을 더한 자체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내년까지 단계적 확장을 통해 현지투어와 교통, 액티비티를 아우르는 토털 예약 서비스 OTA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 글로벌 OTA에 타산업까지 갈수록 경쟁 격화

대형 여행사들이 OTA 플랫폼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성공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익스피디아와 트립닷컴, 트립어드바이저 등과 같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OTA의 장벽이 너무 높다.

여기에다 다른 업종에서도 OTA시장을 넘보고 있다. 숙박 예약업체인 야놀자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야놀자는 올 초 세계 최대 여행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와 협약을 맺고 국내 숙박에서 해외 숙박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9월엔 항공권 검색 앱 카약과 제휴해 항공권 검색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현대캐피탈의 카셰어링 딜카와 함께 렌터카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종합 온라인 여행 및 여가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10월 항공과 호텔, 투어상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 서비스 '신라트립'을 선보이며 OTA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투어와 노랑풍선과 같은 기존 여행사들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소 여행사들이 잇따라 폐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결국 자본력 싸움에서 밀린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국내 대형 여행사들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결국 야놀자와 같은 전략적 투자 유치에 승패가 달려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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