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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아이스크림 매각, 성공 가능성은

  • 2020.02.05(수) 15:26

아이스크림 부문 물적 분할해 '해태 아이스크림' 설립
재무구조 개선위해 매각…업황 침체·수요 감소 등 난제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해태제과는 2015년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아이스크림 사업부는 해태제과가 그간 공을 들여온 부분이다. 한때 프리미엄화를 꾀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을 통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업계에선 해태의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예년만 못한 데다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과연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매수자가 나오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 호재가 없다…계속된 실적 부진

해태제과의 실적은 지난 2015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 '허니버터칩'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해태제과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이후론 히트작 부재로 고전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신제품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 유통 교섭력 저하 등이 맞물리며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실제로 2016년 5.9%였던 해태제과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3.2%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해태제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인 빙과와 냉동식품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해태제과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냉동식품 부문의 경우 CJ제일제당에게 냉동 만두 시장을 빼앗긴 이후 그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빙과 부문도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에 이어 약 10%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단위 : 억원. *19년은 3분기까지.

반면 지난 2018년에는 잠시 실적이 개선되기도 했다. 역대 가장 길었던 폭염 기간과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확대 등으로 빙과 부문의 영업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었던 것이 이유다. 하지만 건과 부문 매출 감소와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할인폭 확대,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른 생산비 부담 증가 등으로 해태제과의 수익성은 나아지지 못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한국신용평가는 "성숙기에 진입한 주력사업의 특성과 높은 경쟁 강도를 감안할 때, 해태제과의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라며 "이런 가운데 연간 350억 원 내외의 설비 투자 부담과 지주사 배당금 지출, 금융비용 등의 자금 소요로 자체 현금 흐름을 통한 차입금 축소는 단시일 내에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예상됐던 매각

이 와중에 해태제과는 작년 10월 아이스크림 사업부 물적 분할을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부 물적 분할을 두고 매각을 위한 수순으로 분석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봤다. 당시 해태제과는 "경영 효율을 높이고 투자 및 신제품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할과 동시에 다양한 자금 확보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비롯해 외부 자금 유치까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때 외부 자금 유치에 더욱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결국 매각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떼내 해태 아이스크림을 신설했다. 해태제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 형태다. 해태 아이스크림은 스테디셀러인 부라보콘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경우 이탈리아 3대 젤라또 브랜드인 ‘빨라쪼(PALLAZZO)’를 갖고 있다. 빨라쪼의 경우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사업 확대를 위해 야심 차게 인수, 전개한 사업이었지만 성과는 부진한 상태다.

현재 해태제과는 해태 아이스크림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서를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부문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를 상당 기간 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으로는 국내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현재 외부 자금 유치와 매각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흥행 성공할까

해태제과가 움직이면서 일부 사모펀드에서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해태 아이스크림이 국내 아이스크림 빅 4 중 하나인데다, 많은 스테디 셀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해태 아이스크림이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는 각종 유통망 등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태 아이스크림 매각이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내수 부진과 커피 등 대체재가 과거 아이스크림으로 대표되던 디저트 시장을 장악했다. 또 아이스크림의 주 타깃층인 아동과 청소년층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이유다.

해태제과는 지난 2014년 이탈리아 3대 젤라또 브랜드 중 하나인 '빨라쪼'를 인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아울러 이런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가격 할인 등으로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 확대 등으로 영업적자 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근원적인 수익창출력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태 아이스크림은 오랜 기간 국내 빙과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해온 만큼 브랜드 가치나 제품 품질, 유통망 등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국내 빙과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인 데다 수요 계층이 줄어들고 있어 매수자가 많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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