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의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그룹이 과감한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공통점은 젊은 인물들로 대거 물갈이가 됐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젊은 임원들의 주도 아래 뷰티업계의 핵심 타깃인 'MZ(밀레니얼+Z)세대'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에 김승환 인사조직실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는 1월 1일자로 김승환 인사조직실장(전무)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1969년생인 김 부사장은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후 경영전략팀장, 아모레퍼시픽 그룹 전략기획 디비전(Division)장 등을 지냈다. 당시 해외 법인 신규 설립과 중국 사업 확장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인사조직을 이끌고 있는 신임 김 대표의 승진발표 직후, 직원 대상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속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정식 취임하면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LG생건, '후' 육성 일등공신 이형석 전무…부사장 승진
LG생활건강은 이형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 전무는 1967년생으로, ‘후’ 브랜드를 글로벌 명품 브랜드화하고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로 육성하는 등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무는 2008년 LG생활건강 헬스앤뷰티(HDB)사업부에 입사해 음료마케팅부분장(상무), 코카콜라음료 사업부장(전무)를 거쳐 지난해부터 럭셔리뷰티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의 야심찬 인수합병(M&A) 사업부를 모두 거친 셈이다.
이번 승진인사는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기회를 철저히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 전무 외에도 이번 인사에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새 임원으로 선임했다. 그 중 30대인 지혜경 상무(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는 지난 4년간 중국 디지털사업을 이끌며 젊은 감성으로 발 빠르게 대응해 온 능력을 인정받아 신규 임원으로 발탁됐다.
◇ 애경그룹, 올해 7개사 대표 물갈이
애경그룹도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AK플라자와 애경개발, AK레저의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김재천 AK플라자 신임 대표이사는 1973년 생으로, 2009년 애경그룹에 입사해 AK홀딩스 인사팀장(전무)와 제주항공 경영본부장(부사장)을 거쳤다. 1961년 생인 송병호 제주항공 호텔사업본부장 상무는 AK레저 신임 대표이사에 발탁됐다.
앞서 애경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젊은 인사들을 포진시켰다.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1969년생, 표경원 애경화학 대표이사 전무는 1971년생이다. 애경그룹은 ‘포스트 코로나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그룹 임원인사를 단행, 고객지향적 혁신을 실행할 계획이다.
◇MZ세대 잡기 위한 디지털 채널 경쟁 본격화
올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화장품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오프라인 매장이 주저앉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시대 변화에 맞춰 온라인에 익숙한 1980~2000년대 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0~2000년대 생인 Z세대(MZ세대)의 마음을 잡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젊은 경영진들로 세대교체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뷰티업계의 사업기조는 디지털 채널 강화로 급변하고 있다”며 “뷰티업계가 젊은 세대로 경영진을 대거 교체한 만큼 젊은 소비층을 잡기 위한 디지털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