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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베트남 화장품 시장…뷰티업계 '눈독'

  • 2021.07.29(목) 15:33

베트남 뷰티 시장 고속 성장…한류 인기
한·베트남 FTA로 관세 인하 등 기회 많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뷰티업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화장품 전문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뷰티업체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류 콘텐츠 등의 영향으로 베트남 화장품 시장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한·베트남 FTA 관세 인하 혜택도 국내 화장품 업체들에게는 호재다.

코로나19 무색한 베트남 화장품 시장

베트남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21억1000만달러(약 2조4267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시장은 계속 성장했다. 특히 색조화장품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베트남 색조화장품 시장 규모는 4억6000만달러(액 5293억원)으로 전체 베트남 화장품 시장의 21.8%를 차지했다.

베트남 내 색조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미용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서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국민 80% 이상이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나 팔토시 등을 주로 착용해왔다. 그 탓에 선크림이나 색조화장품 등의 수요가 적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하지만 최근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승차 공유 서비스가 늘면서 문화가 바뀌고 있다. 모자나 팔토시 등의 착용이 줄었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모자 등으로 가렸던 얼굴이나 신체의 일부를 노출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색조화장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매력 증가도 화장품 시장 규모 확대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베트남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39달러(약 350만원)로 지난 10년간 2배가량 늘어났다. 이와 함께 16세 이상 베트남 여성의 지난해 화장품 지출액도 43만2000동(약 2만915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은 소득이 늘어나면 함께 수요가 증가하는 소득탄력성이 큰 재화다. 베트남에서 화장품이 일상 소비재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 내 'K-뷰티' 인기몰이

이에 따라 국내 뷰티업계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업체 중 가장 먼저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오휘', '후' 등 고급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 LG생활건강은 동남아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Lazada)'에 입점하는 고급화장품 브랜드를 늘려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은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뷰티 전문 매장 '하사키 뷰티앤스'에서 마몽드 브랜드 판매를 시작했다. 유통 채널을 확대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해외에서 국내 상품을 구입하는 역직구족을 겨냥한 온라인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베트남 국민 메신저 '잘로'의 이커머스 플랫폼 '잘로숍'을 통해 베트남 진출에 나서는 기업도 많다. 잘로는 베트남 국민의 86%가 사용하고 있는 국민 메신저다. 젊은 층의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 2017년 설립한 무역 플랫폼 스타트업 '메이트코리아'는 잘로숍 내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한국관을 독점으로 개설해 한국 화장품 기업 진출을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뷰티업계의 베트남 실적도 좋다. 지난해 국내 뷰티업계의 베트남 화장품 수출액은 2억3000만달러(약 2636억원)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베트남은 지난해 기준 △중국 △홍콩 △일본 △미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국 화장품을 많이 수입한 나라다. 베트남 화장품 수입시장 내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은 약 50%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색조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눈화장용 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눈화장용 제품은 2019년 200만4000달러(약 23억원)에서 지난해 300만8000달러(약 34억원)로 증가했다. 입술화장용 제품과 매니큐어 및 페디큐어 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올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MZ세대 관심 높아…'성장성' 충분

베트남 화장품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MZ세대가 화장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은 중위연령 32.5세의 젊은 국가다. 우리나라나 중국의 인구구조와 비교했을 때 MZ세대 중 여성 비율이 높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10% 성장해 2025년에는 34억달러(약 3조896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뷰티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젊은 층 인구가 70%에 달하는 역동적 국가로 구매력과 노동력 측면에서 유망한 시장"이라며 "아직 소득 수준은 낮지만 소비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국내 뷰티업계의 베트남 시장 진출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다. 실제로 베트남 내 한국 화장품 인기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베트남의 한류 연관 소비는 전 세계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가 '뷰티 부문'이었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수출 기회도 커진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한·베트남 FTA 관세 인하 혜택 덕분이다. 그동안 색조화장품의 경우 베트남의 수입관세율이 20%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한·베트남 FTA 덕분에 올해부터 입술화장용 제품, 눈화장용 제품 등의 수입관세율이 5%대로 낮아진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제품 사용 후기를 참고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늘면서 베트남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늘고 있다"면서 "색조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화장품 판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어 진출하기에 유망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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