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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빵은 왜 제과점빵보다 유통기한이 길까

  • 2022.04.03(일) 10:05

[食스토리]포켓몬빵 열풍…35일만에 '800만개' 판매
양산빵 유통기한의 비밀은 '제조·포장 기술'
반죽횟수·숙성기간 더 길고 만들자마자 밀봉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포켓몬빵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재출시 35일 만에 800만개가 팔렸습니다. 편의점들은 '포켓몬빵 품절', '포켓몬빵 1인당 1개 구매 제한' 등의 안내문을 내걸었고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웃돈을 얹어서라도 포켓몬빵을 사겠다는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켓몬 캐릭터 중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띠부띠부씰은 5만~7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데요. 무려 빵 가격(1500원)의 30배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포켓몬빵의 핵심 소비층은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입니다. 포켓몬빵은 1999년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국내에서 처음 방영됐을 때 함께 출시됐는데요. 이 시기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어린 시절 용돈을 받아 한개씩 사 먹던 이들은 현재 구매력이 든든한 어른이 됐고요. 포켓몬빵을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품귀 현상에 불을 붙이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많이 산 빵을 다 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띠부띠부씰만 챙기고 빵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유통기한이 지난 포켓몬빵을 먹어도 되나요?"라는 글도 자주 보입니다. 그래서 한번 알아봤습니다. 일명 편의점빵이라고 불리는 양산빵의 평균 유통기한은 어느 정도인지요. 편의점빵이 일반 제과점빵보다 유통기한이 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양산빵을 제조할 때 방부제 등 첨가물을 포함하는 건 아닐까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양산빵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마트나 편의점에 유통하는 빵입니다. 한국 양산빵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 시기에 SPC삼립이나 샤니, 서울식품, 기린 등 양산업체들이 본격 등장했습니다. 당시 양산업체는 군대 납품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키웠는데요. 미군을 통해 싼값에 밀가루와 설탕을 들여와 빵을 만들고, 다시 빵을 군부대에 납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실시된 초등학교 급식빵 제도와 박정희 정권의 혼분식장려정책도 양산업체의 성장에 힘을 보탰고요.

이후 1980년대 중견 제과점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면서 양산업체의 판도가 바뀝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업체가 등장한 이후엔 많은 양산업체가 시장에서 내몰렸고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양산빵 제조 과정에서 방부제 등 첨가물을 사용한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인기가 줄었습니다. 혹시 요즘 나오는 양산빵에도 방부제 등의 첨가물이 들어갈까요. 포켓몬빵을 제조하고 있는 SPC삼립에 물었습니다.

업체에 따르면 양산빵엔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빵의 종류나 보관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양산빵의 평균 유통기한은 6~7일 정도입니다. 2~4일 정도인 제과점빵보단 유통기한이 긴 편이죠. 방부제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유통기한을 늘렸을까요.

포켓몬빵 제조 공정. /자료=SPC삼립

답은 양산빵의 제조 및 포장 기술에 있습니다. 양산빵은 제과점빵보다 재료 반죽을 많이 하고 숙성도 길게 합니다. 또 이물질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제조 공정을 거치고요. SPC삼립 측은 "제과점빵은 제품을 완전하게 밀봉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을 짧게 책정한다. 반면 SPC삼립빵은 제품을 만들자마자 바로 포장을 진행해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더 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품 출시 전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만큼 유통기한을 준수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고요.

최근에는 건강 트렌드에 맞춰 양산빵도 진화하는 모습입니다. 업체들은 기존 양산빵보다 맛과 품질을 개선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있고요.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모디슈머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SPC삼립의 보름달빵을 케이크 시트로 활용하거나 호떡을 와플 기계로 조리해 먹는 방법이 대표적이죠. 양산빵 시장은 얼마만큼 성장할까요. 이번 주말 모두 포켓몬 사냥에 성공하길 바랍니다!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을 알려주시면 그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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