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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값 너무 비싸서"…돌아온 '양산빵' 시대

  • 2022.09.27(화) 06:50

편의점 양산빵 인기 돌아와
'포켓몬빵' 필두 캐릭터빵 인기
편의점 프리미엄 PB빵도 거들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전문점의 득세에 기를 펴지 못하던 양산빵이 부활하고 있다. 주요 베이커리들이 수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서며 빵값이 치솟자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양산빵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올 초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흥행하며 다양한 캐릭터빵이 인기를 얻은 것도 양산빵의 인기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포켓몬빵은 출시 반 년 만에 8000만개가 넘게 팔렸다. 뒤이어 출시된 쿠키런빵, 디지몬빵 등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중장기 트렌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성비'빵 찾는 소비자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가 '빵'이라고 할 때 떠올리는 건 슈퍼마켓 한 켠에 자리잡은 '보름달'로 대표되는 양산빵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아 빵 하나에 우유 한 팩이면 가볍게 한 끼를 때우기 좋았다. 동네 빵집 빵과는 또다른 선택지였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 등 '베이커리 전문점'이 등장하며 양산빵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했다. 베이커리 전문점들은 양산빵보다 가격은 높지만 월등한 품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비닐포장에 담긴 양산빵과 달리 갓 구운 빵이 한가득 담겨 나오는 비주얼은 빵돌이·빵순이를 사로잡았다. 2000년대 들어 커피전문점 등에서도 베이커리류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양산빵의 입지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파리바게뜨 캄보디아 1호점./사진제공=SPC그룹

하지만 최근 들어 양산빵이 재조명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원격수업이 늘면서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양산빵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베이커리 전문점의 빵 가격이 급등한 것도 소비자들이 다시금 '가성비 빵'을 찾기 시작한 이유다. 국내 1위 베이커리 브랜드인 SPC의 파리바게뜨는 올해 2월 6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지난해 2월 95개 품목을 평균 14.4% 올린 뒤 1년 만에 재차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 2위 뚜레쥬르 역시 지난해 2월과 올해 7월 가격을 연달아 올렸다.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빵집' 역시 프리미엄화하고 있다. 5000원짜리 한 장으로는 웬만한 빵은 집어들기 어려울 정도다. 

'띠부띠부씰'이 만든 트렌드

SPC삼립의 포켓몬빵도 '양산빵 시대'의 주역이다. SPC삼립은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지난 2월 23일 재출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40여일 만에 1000만개 판매를 넘어섰고 1개월 만에 1000만개가 더 팔렸다. 4개월 만인 6월에는 5000만개를, 반 년 만인 8월 말에는 8000만개를 돌파했다. 월 1000만개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1억2000만개 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포켓몬빵 열풍의 핵심은 빵 안에 동봉된 '띠부띠부씰'이다. 포켓몬 캐릭터가 랜덤으로 들어 있는 띠부띠부씰은 20여년 전 출시 당시에도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갖는 풍조가 문제로 지적될 정도로 인기였다. 재출시 후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하루에도 수십명이 포켓몬빵을 찾아 편의점마다 '포켓몬빵 없습니다'를 써붙여야 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CU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쿠키런 킹덤'빵도 포켓몬빵 열풍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포켓몬빵 열풍에 지난 3월 시즌2를 선보였고 7월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9월에는 시즌3 제품을 내놨다. 지금까지 1400만개 이상이 팔렸다. 

CU는 쿠키런빵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주 '케로로빵'을 출시했다. 2006년에 나와 일 80만개 이상 팔렸던 인기 빵 시리즈를 다시 선보였다. 롯데제과도 '디지몬빵'을 지난달 내놔 한 달여만에 1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크림 한가득' 편의점 PB빵도 

편의점들이 PB브랜드 강화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PB빵'을 내놓는 것도 양산빵 인기에 한 몫을 했다. 양산빵의 가성비는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품질을 전문 베이커리 수준으로 끌어올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성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부문의 선두 주자는 GS25다. GS25는 지난해 1월 베이커리 전문점 수준의 양산빵을 콘셉트로 삼은 PB빵 브랜드 '브레디크'를 론칭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자체 PB 베이커리 브랜드를 선보인 건 GS25가 처음이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브레디크는 출시 100일 만에 500만개, 8개월 만에 1000만개를 팔았고 지난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000만개에 달한다. 브레디크 론칭 직후인 2021년 2월 13%였던 전체 빵 중 브레디크 매출비는 올해 8월 46%까지 급증했다. 

CU는 올해 1월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선보이며 '편의점 생크림빵'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출시 6개월 만에 400만개, 100억원어치가 팔렸다.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인기를 끌자 GS25도 최근 자체 PB빵 브랜드 '브레디크'를 통해 생크림빵 '마리토쪼'를 선보였다. 출시 한 달 만에 30만개가 팔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베이커리의 가격 인상, 프리미엄 개인 베이커리의 등장으로 양산빵의 가성비가 더 부각되는 것 같다"며 "포켓몬빵 열풍으로 시작된 캐릭터 마케팅도 당분간 양산빵의 인기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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