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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파라다이스그룹, 서울에 첫 호텔 연다

  • 2022.06.13(월) 07:20

'숙원 사업' 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
'엔데믹'에 오는 9월 본격 추진 계획
5성급 관광호텔…장충동 '격전지' 전망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서울 장충동 호텔 개발 공사를 오는 9월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장충동 호텔 개발은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로 10여 년간 미뤄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엔데믹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해외 관광객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오는 9월부터 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 건립 공사를 재개한다. 호텔 예정 부지에 위치한 기존 파라다이스 본사는 오는 8월 서울 중구 쌍림동에 위치한 청화빌딩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장충동 호텔의 구체적인 완공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사업 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그룹의 경영 안정화 추이를 보며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충동 호텔 개발 사업은 그동안 부침이 많았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016년 서울시 중구 장충동의 본사 사옥 일대를 호텔로 개발하려 했다. 같은 해 6월 중구청으로부터 관광숙박시설 건축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사드 사태가 터지며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018년 5월에서야 중구청에 착공 신고서를 냈다. 이후에도 고난은 이어졌다. 2020년 초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하늘길 자체가 막혔기 때문이다. 

그룹은 2020년 5월 착공을 시작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당시 현행 건축법을 의식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건축허가를 받은 후 2년 이내에 착공에 들어가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악조건에 놓인 상황이지만 허가 취소를 막기 위해서는 착공을 해야 했던 셈이다. 실제로 공사는 2년간 일부 건물만 철거됐을 뿐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실적 악화도 공사가 지연된 원인으로 꼽힌다. 사드 갈등에 2017년 파라다이스는 301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카지노 부문의 주 고객층이 중국 VIP였기 때문이다. 카지노는 파라다이스의 매출 비중에서 8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실적은 더 악화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4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553억원, 708억원으로 적자가 계속됐다.

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가칭) 공사 부지 현장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하지만 엔데믹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리오프닝 기대로 관광업의 호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해외 단체 관광객의 입국이 늘면서 호텔·면세점 등 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카지노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지난 5월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1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매출액도 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파라다이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파라다이스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5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역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배경은 장충동 호텔 본격화의 배경이 됐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이곳에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5성급 관광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호텔명과 객실 수는 아직 미정이다. 파라다이스의 첫 서울 진출이다. 현재 파라다이스는 인천 영종도와 부산에 각각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와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두 곳이다. 카지노는 전국에 4곳을 운영 중이다. 

호텔이 완공되면 '별'들의 전쟁이 예상된다. 장충동 인근에는 5성 호텔이 많다. 파라다이스의 호텔 부지 바로 옆에는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이 있다. 이외에도 △서울신라호텔 △반얀트리호텔 △JW메리어트동대문 등 호텔이 즐비하다. 이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장충동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쳐온 호텔들인 만큼 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의 흥행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지난 2년 2개월간 시행되던 항공 규제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내외국인 관광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인바운드 여행과 MICE 영업을 강화하는 등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올 여름으로 예상되는 해외여행 정상화 시점에 맞춰 카지노 핵심 시장인 일본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면서 "세가사미홀딩스와 협력을 통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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