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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백, 루이비통 유치하려 줄섰다

  • 2023.03.21(화) 17:20

아르노 LVMH 회장 방한, 유통총수 잇따라 접견
면세점·백화점 루이비통 입점 유지 및 유치 논의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만나기 위해 국내 유통업계 총수들이 줄서고 있다. 루이비통 등 명품이 입점하느냐에 따라 백화점과 면세점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LVMH 회장 만나는 유통수장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지난 20일 방한했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셀린느 등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럭셔리 그룹이다. LVMH는 프랑스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아르노 회장은 전세계 부호 1~2위로 꼽힌다. 아르노 회장은 장녀 델핀 아르노와 둘째 아들 알렉상드르 아르노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핀 아르노는 크리스챤 디올 CEO이고, 알렉상드로 아르노는 티파니 부사장이다.

그의 동선을 보면 곳곳에 국내 유통업계 경영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첫 일정으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함께 롯데백화점 본점을 둘러본 후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엔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접견했지만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3시30분쯤 아르노 회장은 서울 송파구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에 방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김상현 롯데유통HQ총괄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직접 접견했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동석했다. 롯데그룹 수장이 모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한 시간 후 롯데백화점 잠실로 이동해 LVMH 소속 브랜드 매장을 둘러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은 둘째 날(21일) 첫 일정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를 만났다. 그들은 1층 루이비통 매장을 함께 둘러본 후 셀린느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일정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등 주요 유통 총수들과도 접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비통 사수하고…추가 유치하자"

아르노 회장은 국내 백화점·면세점을 둘러본 후 LVMH의 국내 추가 입점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갑'으로 통한다. 백화점 1층에 명품이 입점하느냐에 따라 그 백화점의 가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국내 백화점 3사 중 LVMH가 가장 절실한 곳은 롯데다. 현재 루이비통이 입점한 롯데백화점은 △본점 △잠실점 △인천터미널 △부산본점 등 4곳에 머문다. 반면 신세계백화점 루이비통 입점매장은 7곳, 현대백화점은 5곳이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루이비통 입점매장도 지켜야한다.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면세점을 점진적으로 철수한다고 밝히면서다.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리셀(되팔기)'이 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다. 실제 루이비통은 올해 초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부산점에서 철수했다. 

루이비통이 입점한 롯데면세점은 △명동 본점 △월드타워점 등 시내면세점 두 곳뿐이다. 롯데는 이번 인천국제공항 입찰에 실패하면서 현재 운영중인 제주공항·김포공항·김해공항 등 3곳만으로 루이비통을 유치하기도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허브공항 규모급 면세점에 입점하고 있다"면서 "인천공항 외 다른 공항은 규모가 작아 입점 협상력이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내면세점 두 곳은 루이비통 매장이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월드타워점 철수 얘기도 나오지만 시내면세점 운영기간은 연장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일반 관광객이 늘어나는 상황이고, 이번 아르노 회장의 방문이 긍정적인 협상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신라면세점도 루이비통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이번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복수 사업자로 선정됐다. 루이비통이 인천공항에 매장을 추가할 것이란 업계 해석이 나오면서 유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인 명동점 한 곳에서 루이비통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 입점을 통해 공항면세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아직 루이비통 입점 매장이 없다. 루이비통 입점에 성공한다면 다른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복수사업자 중 일부는 이미 루이비통의 입점 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루이비통 매장을 확보하면 다른 브랜드까지 연쇄적인 유치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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