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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했던 따이공과의 힘겨루기…면세점 긴 '겨울잠'서 깰까

  • 2023.02.23(목) 07:01

면세업계, 엔데믹에도 회복세 지지부진
중국 리오프닝…송객수수료 하락 기대

벼량 끝에 몰렸던 면세업계의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로 중국 보따리상인인 '따이공'의 송객수수료율이 낮아지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모처럼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이 활발하다. 물론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중국의 불안한 외교 관계, 중국의 변화한 소비패턴 등은 변수로 꼽힌다. 

'엔데믹'인데 왜?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7조8163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2020년(15조5051억원)보다 14.9%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2021년(17조8333억원) 대비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직전이던 2019년(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71.6% 수준에 그친다. 엔데믹에도 업계의 매출 회복은 지지부진했다는 얘기다. 

국내 면세점 매출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사실 이는 '따이공'의 몸값이 오른 탓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면세점 방문객은 1083만명으로 2021년(677만1000명)보다 59.9%나 증가했다. 이와 반대로 과거 10% 중반대였던 따이공 송객수수료는 현재 40% 후반대까지 올랐다. 한국·중국 간 항공편이 2019년 대비 6%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다. 중국은 최근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며 해외여행의 빗장을 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따이공의 수가 줄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따이공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 여행사가 따이공을 모아 오면 이에 대한 알선 수수료(송객수수료)를 지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업계가 지출한 송객수수료는 3조9000억원으로 매출의 22%를 차지했다. 불과 4년 전인 2019년에는 1조3000억원으로 5% 수준에 불과했다. 

이제는 '찐' 기대 

다만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선언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따이공의 입국이 다시 늘어나면 면세점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는 송객수수료 하락을 이끌어 면세점의 매출 등 수익성 개선을 이끌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자국민의 한국행 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정부도 3월부터 현재 주 62회인 한국·중국 간 항공편을 주 100회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현재 주중대사관과 중국 내 한국총영사관에 제출된 한국행 단기비자 신청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일 평균 2430건으로 비자 발급 제한 이전 대비 2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중국인의 입국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덕분에 하반기부터는 따이공 송객 수수료가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송객수수료율 하락으로 업계의 수익 개선을 점치고 있다. 이진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개선으로 따이공의 구매여력이 확대되면 면세점이 싸게 제품을 판매하지 않더라도 중국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따이공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면세점협회도 이달부터 업체별 송객수수료 지급 현황·방식에 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한껏 기대에 부푼 분위기다. 중국을 정조준하며 마케팅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롯데인터넷면세점 중국어 사이트에서 특별 적립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에스파, 슈퍼주니어, 트와이스 등 모델 라인업을 구축해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케이팝(K-POP)에 열광하는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서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동남아 인플루언서들과 매월 '라이브 대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명동상인협의회와 손을 잡고 중국 관광객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공동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비씨카드와 손잡고 중국·동남아 관광객 모시기에 나섰다. 이들을 위한 신규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유학생 멤버십 클럽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긍정적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아직 단체여행 허용국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파급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변화한 중국인들의 소비패턴도 변수다. 과거 중국인들은 한국 화장품이라면 일반 매장도 찾아가 쓸어 담았다. 하지만 이제 중국 내 뷰티 브랜드 급성장했다. 애국 소비 수요 현상도 뚜렷하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따이공에 대한 수수료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며 "올해는 중국의 규제 완화로 따이공의 방문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매출 회복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송객수수료도 인하할 것"이라면서 "다만 구체적 시기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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