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따이공에 대한 송객수수료 정상화와 해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은 결과다. 롯데면세점은 기세를 몰아 올해를 본격적인 부활의 해로 만든다는 각오다. 물론 앞길은 만만치 않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입찰전 패배 등 변수가 가득하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해외사업 강화로 국내 면세점 1위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이젠 '찐' 회복세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542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75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이던 2019년 10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 2020년 43억원, 2021년 38억원, 2022년 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지난 1월부터 따이공에 대한 송객수수료를 내려 비용이 줄어든 데다 동남아·일본 등 관광객을 다수 유치하고 내국인 매출까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정부의 면세사업자 지원책 가운데 하나인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50% 감면분이 반영된 것도 일조했다. 해외 성적도 좋았다. 해외영업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5배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매출은 따이공에 대한 송객수수료를 줄이면서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0% 수준이었던 보따리상 수수료는 지난해 40%까지 치솟은 바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업성 고객(따이공)에게 지급하던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동남아, 일본 등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내국인 고객 매출이 신장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인국공' 없어도
하반기 전망도 좋다. 중국의 리오프닝이 본격화 되고 있고, 해외 여행객도 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을 빼야 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이번 입찰전에는 최대 10년간의 운영권이 걸려있었다.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으면 2033년까지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할 수 없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업계에 큰 의미를 가진다. 인천국제공항은 한국의 대문이다. 입점 여부에 따라 명품 등 고가 브랜드와의 협상력이 달라진다.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가 큰 사업이다. 많은 사업장을 운영할수록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늘릴 수 있다. 특히 엔데믹 본격화로 공항면세점이 다시 부활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롯데면세점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반면 롯데면세점이 전략적 접근을 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상징성만 남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굳이 얽매이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항 면세점의 중요도는 날로 떨어지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 이용객이 늘고 있는 데다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인천공항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부활의 날개 편다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인천공항 투자 예정 재원으로 △온라인 면세점 강화 △시내 면세점 관광객 유치 △해외 사업장 확장을 통해 인천공항 면세점의 '빈틈'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나선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6월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면 임대보증금 2400억원을 환급받게 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곳간이 텅 빈 상황에서 유용한 '실탄'이 될 수 있다.
특히 해외사업에 힘을 준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일본·베트남·미국·싱가포르 등 13개 해외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6월 호주 멜버른 공항점 개점이 예정돼있고,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 시내점을 연다. 코로나 기간 부분 개장으로 운영했던 싱가포르 창이공항 그랜드 오픈도 준비 중이다. 다음달에는 일본 도쿄, 오사카에서 7년 만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로드쇼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분위기는 좋다. 명동과 동대문 등 서울 도심이 다시 해외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시내 면세점에 강점을 가진 롯데면세점 입장에서 이는 큰 호재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의 인프라 확충과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면세업계의 매출의 70%를 책임졌던 중국 관광객이 다시 복귀하기 시작하면 회복세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업성 고객 비중을 낮추기 위해 경쟁비용을 효율화하는 한편 사업실적을 고루 개선하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국내외 투자 및 고객 혜택을 강화해 매출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