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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유커' 맞는 면세점…화려했던 영광 되찾을까

  • 2023.08.21(월) 07:20

6년5개월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 
면세업계, 맞춤 할인 매장 재정비 분주
중국 경기 침체·사그라든 한류는 '변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발 훈풍에 미소짓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을 가로막았던 중국 정부의 '사드 빗장'이 7년여 만에 풀리면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난의 시기를 보냈던 업계는 이를 통해 과거에 누렸던 성장세를 되찾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예전과 같은 구매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화장품 등 한국 브랜드 파워가 예전보다 낮아진 데다, 중국 내 한류 열풍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내수 경기가 부동산 위기로 침체한 것도 우려를 키운다. 

유커, 7년 만에 돌아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는 일제히 중국인 맞이로 분주한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 로드쇼 행사를 여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전트와 면세 쇼핑이 포함된 방한관광 패키지 제작에도 돌입했다. 알리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 연계 할인도 계획 중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신라면세점 측도 "통역 전담 인력,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 시설과 인프라를 점검하고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다양한 세일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중국인 사용습관에 맞춰 온라인몰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K패션·뷰티 신진브랜드의 입점을 추진 중이다. 중국 위챗 등을 통한 홍보도 나섰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시내 면세점에 중국 단체 관광객 전용데스크와 VIP라운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 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한국대사관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3월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한 지 어언 7년 만이다. 

커지는 업계 기대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옛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서다. 중국인 관광객은 업계의 '큰손'으로 통한다. 국내 면세 업계는 전체 매출의 70~8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사드 갈등으로 유커가 사라지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따이공 입국마저 어려워지면서 고난의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실제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807만명을 기록 후 2017년 417만명으로 감소했다. 2018년과 2019년엔 479만명, 602만명으로 회복하다 코로나19로 2020년 69만명, 2021년 17만명, 2022년 23만명으로 급감했다.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도 2019년 24조8586억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21년부터 17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단체관광객의 귀환은 업계의 숙원이었다. 엔데믹으로 해외관광객이 회복세라고 해도 중국 없이는 과거 전성기를 되찾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이 있는 9월 중순 이후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의 입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상품이 만들어지고 모객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항공과 크루즈 등 관련 여행상품들이 만들어지고 모객 활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걸로 보인다"며 "팬데믹으로 줄었던 중국 항공편 증편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우려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예전처럼 높은 구매력을 보일 수 있을지다. 과거 중국인들은 높은 품질의 한국산 제품을 선호했다. 면세점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박스 채 사가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중국 내 헬스앤드뷰티(H&B) 브랜드도 급성장해 한국 브랜드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 그래픽=비즈워치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시들해진 것도 문제다. 사드 사태 이후 시행된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TV프로그램은 장기간 중국에서 상영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국 젊은 층을 위주로 '궈차오'(國潮)라고 불리는 애국 소비 열풍이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도 중국 현지에서 입지가 점점 줄고 있다.

중국의 내수 경기가 어려워진 것도 변수다. 현재 중국은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위기가 소비침체로 전이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의 부동산 그룹 헝다가 최근 파산 신청을 하면서 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이 한중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단체관광을 허용한 것은 결국 자국 내 경기 부양을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 허용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문화적 친밀도도 낮아져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체 관광 허용 효과를 보려면 한중관계 정상화 등 양국 간의 교류가 좀 더 활발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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