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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전문' CJ프레시웨이, '디자이너·컨설턴트' 둔 이유

  • 2024.04.19(금) 07:10

CJ프레시웨이, '외식 솔루션' 전문 조직 운영
삼성웰스토리·아워홈 등 솔루션 경쟁 심화
고객 충성도 제고에 수익성 확보에도 도움

/그래픽=비즈워치

식자재 유통 기업들이 치열한 '컨설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상은 외식업주들이다. 단순히 박리다매 형식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고객사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소규모 식자재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고객 유지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거래 안 하던 음식점에도 컨설팅

식자재 유통업체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식자재 거래 이력이 없는 외식업주들로부터 맞춤형 컨설팅 의뢰를 받고 있다. CJ프레시웨이만의 외식 솔루션이 입소문을 타면서 외부로까지 확장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CJ프레시웨이의 외식 컨설팅 진행 건수는 60여 건에 달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21년부터 브랜드 론칭, 확장, 리뉴얼까지 외식업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듬해인 2022년엔 솔루션 전담조직인 외식솔루션영업팀도 신설했다. 이 팀은 기획자, 디자이너, 셰프,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업체를 통하지 않고 내부에서 외식업 운영에 필요한 브랜드 콘셉트, 슬로건, 디자인, 메뉴 기획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식자재 공급과 물류 서비스도 제공한다.

CJ프레시웨이의 컨설팅을 받은 '고기원칙' 매장 인테리어 투시도 / 사진=CJ프레시웨이

눈에 띄는 점은 외식 솔루션 전문 '브랜드 디자이너'가 있다는 점이다. CJ프레시웨이는 내부 디자이너가 직접 브랜드를 시각화하는 BI(Brand Identity) 컨설팅을 진행한다. 브랜드 콘셉트가 반영된 로고를 일차적으로 개발한 후 매장 간판, 메뉴 포스터, 옥외 광고 등 각종 이미지 시안도 만들어준다. 키 컬러, 그래픽 모티프 등을 활용해 가상의 매장 공간을 구현하는 3D 인테리어 투시도도 제작한다.

CJ프레시웨이의 이런 솔루션 전략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례로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을 받으며 2022년에 론칭한 볶음밥·우동 전문점 '밥앤동'은 현재 매장 수 100개를 돌파했다. 덕분에 식자재 매입 규모도 늘어나 CJ프레시웨이의 든든한 고객사로 거듭났다. 숙성 삽겹살 전문점인 '고기원칙'은 CJ프레시웨이의 외식 솔루션 결과를 토대로 신규 브랜드 콘셉트가 적용된 매장을 오픈 중이다. 일부 가맹점은 정체됐던 매출이 매장 리뉴얼 이후 성장하기 시작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외식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맛이나 가격뿐만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 푸드 스타일링 등 심미적 요소도 고객을 유인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익 전략으로 거듭난 컨설팅

식자재 업체들이 '컨설팅'에 힘주는 것은 고객 사업 확장을 도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또 '수익성'도 노릴 수 있어서다. 처음엔 고객사가 아니더라도, 컨설팅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메뉴 제안에서 자체브랜드(PB)상품을 납품할 수 있다. 이는 시장 점유율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일부 외식업장에는 유료로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B2B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2020년 약 55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등 식자재 유통 대기업들의 점유율은 10% 남짓이다. 나머지는 소규모 식자재 납품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식자재 유통 기업들에게도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외식업종 가맹본부 수는 8759개로 전년보다 7% 증가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절반이 넘는 브랜드가 평균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72.3%가 가맹점수 10개 미만일 정도다.

CJ프레시웨이 메뉴 컨설팅 시연회 현장 / 사진=CJ프레시웨이

식자재 기업들이 컨설팅을 노리는 이유다. 컨설팅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21년 식자재를 공급하는 외식 고객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프로그램 '360솔루션'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360솔루션은 상품R&D, 홍보마케팅, IT, 위생안전 등을 돕는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가맹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에 다양한 맞춤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해 단순 식자재 공급을 넘어 고객의 외식 비즈니스 성장에 필요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워홈도 식음사업 토탈 컨설팅 서비스인 'OHFOD(운영·위생·메뉴·맞춤제조·공간디자인)'를 통해 급식, 외식사업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솔루션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어 식자재 업계의 '솔루션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발성이 아닌 진정성 있고 장기적인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만이 잠재 고객사인 외식업체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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