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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홀린 사이렌…'원조 굿즈 맛집' 스벅이 돌아왔다

  • 2024.07.03(수) 07:00

e-프리퀀시 행사 이른 마감
헌터 손잡고 주목도 높여
하락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

그래픽=비즈워치

2022년 서머 캐리백 논란 이후 침체에 빠졌던 스타벅스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다양한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의 등장과 잇단 논란에 충성고객을 잃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던 스타벅스의 부활을 알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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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 시즌 굿즈 열풍을 불러일으킨 브랜드다. 지금은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웬만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모두 하고 있는 플래너 증정 행사부터 캠핑용 아이스박스, 여행용 미니 캐리어 등 만드는 굿즈마다 품귀 현상을 빚었다. 비슷한 상품이 이미 팔리고 있었지만 '스벅 굿즈'는 특별했다. 사이렌 로고의 힘이었다.

내놓을 때마다 이슈를 불러모았던 스타벅스의 굿즈 이벤트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2022년이다. 여름 한정판으로 내놨던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미 받은 굿즈를 반품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중고장터에서 몇 배 가격으로 팔리는 리셀 이슈까지 더해지며 '스벅 굿즈'에 대한 호감도가 추락했다.

스타벅스의 2022년 e-프리퀀시 행사 굿즈인 플래너/사진제공=스타벅스

스타벅스 역시 '사서 고생'을 하지 않았다. 2022년 겨울엔 플래너 3종만 내놨다. 마침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도 꺾였다. 고생만 하고 남는 게 없는 플래너 행사를 키울 이유가 없었다. 그 해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지나갔다. 

이듬해 여름엔 다시 한 번 e-프리퀀시 행사를 진행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와 손잡고 사이드 테이블과 팬앤플레이트를 선보였다. 2022년 같은 논란도 없었지만 이전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행사 마지막 날까지도 일부 제품만 소진됐을 뿐이다. 

스타벅스의 2024년 e-프리퀀시 굿즈/사진제공=스타벅스

올 여름은 달랐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16일부터 2024년 여름 e-프리퀀시 행사에 돌입했다. 레인부츠로 유명한 헌터와 손잡고 우산과 레인 판초, 파우치를 내놓는다는 소식에 행사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행사 종료 열흘 전인 6월 하순에 이미 레인 판초와 3단 우산이 완판됐다. 종료 이틀 전인 7월 2일엔 모든 제품이 품절됐다. 각종 중고 장터에서는 웃돈을 붙여 판매하겠다는 글이 넘쳐난다. 2021년 여름까지 봤던 바로 그 풍경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헌터 굿즈가 최소 100만개 이상 풀린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벅스는 매년 e-프리퀀시 굿즈 물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엔 우산과 레인판초 등 우천용품을 증정하면서 해당 카테고리에서 인지도가 높은 헌터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관심이 더 집중됐다. 100만개가 넘는 물량이 두 달도 버티지 못한 이유다.

그리웠다…이 분위기, e-프리퀀시

달라진 점도 있다. 행사 시작 직후 사람들은 레인 판초로 몰렸다. 증정품 수령 첫 주 고객의 60%가 레인 판초를 선택했다. 이전까지는 이런 경우 자연스럽게 '오픈런'이 발생했다. 몇 개 되지 않는 레인판초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 하지만 올해엔 스타벅스가 재빠르게 해결책을 내놨다. 레인판초를 수령하려는 고객은 당일 예약을 통해 예약 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사람이 굿즈를 대량으로 수령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1개 계정 당 7일간 최대 5개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도 걸었다. 단체 주문 역시 스티커 적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100잔이 넘는 커피를 주문해 굿즈를 여러 개 받은 뒤 음료를 버리고 가 논란이 됐던 일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말 진행한 e-프리퀀시 행사/사진=김지우 기자 zuzu@

무엇보다, 잇단 논란으로 하락했던 스타벅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회복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 논란, 트럭 시위 등으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스타벅스도 끝났다"는 이야기도 심심치않게 나왔다. 하지만 이번 e-프리퀀시 행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스타벅스의 기획력과 브랜드 충성도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다만 힘들게 e-프리퀀시 스티커를 모았음에도 굿즈를 수령하지 못한 고객이 다수 존재하는 등 수요 예측에 실패한 점, 잦은 앱 오류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매년 벌어지던 이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e-프리퀀시 굿즈가 전량 소진됐다고 알리는 스타벅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년 전년도를 포함한 지난 몇 년간 고객님들의 참여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활한 증정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수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제작하고 있다"며 "장마시즌에 우천용품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고객 관심이 매우 높아 증정품 제공 속도도 매우 빨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보완할 부분과 고객 피드백은 내년도 행사에 반영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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