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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6년 만에 '회복 신호탄' 쐈지만

  • 2025.03.24(월) 07:00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제품 포트폴리오 정비…판관비 축소도
매출 성장은 관건…소비자 신뢰 회복 박차

/그래픽=비즈워치

남양유업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루며 6년 만에 실적 개선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은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경영 정상화를 통해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기순이익' 흑자 신호탄

남양유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억4998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2023년 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남양유업은 "사업 개편과 운영 효율화, 핵심 사업 집중 전략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양유업에 있던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1월 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새 주인이 됐다는 점이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부터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과의 오랜 기간 법적 다툼 끝에 남양유업을 품을 수 있었다.

남양유업 실적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우여곡절 끝에 남양유업을 품은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대적인 경영 혁신에 나섰다. 신규 이사회를 구성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각 부문을 책임경영토록 했다. 조직 문화도 성과 중심으로 바꿨다. 기존의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책임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책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승진 패스트 트랙' 및 '직급 체계 슬림화'를 도입해 기여도가 높은 인재가 빠르게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온전한 흑자 전환을 이루지는 못한 점은 여전히 숙제다. 지난해 남양유업은 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부터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 개선된 수치다. 하지만 한때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시장 축소,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매출보다 수익성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9528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1+1 행사', 대량 구매 할인 등 대규모 판촉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켜왔다.

남양유업의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비용 지출을 줄였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판매관리비는 2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광고선전비는 246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원가는 7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남양유업 우유 제품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핵심 사업에 집중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재정비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대표 발효유 브랜드 '불가리스'는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드링크 발효유 시장 1위를 차지하며 3년 연속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분유는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경로 시장에서 5년 연속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단백질 음료 브랜드 '테이크핏'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기존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제품에 집중하는 대신 비효율적인 외식 브랜드와 품목을 축소한 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전략은

남양유업은 2013년 1조4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2013년 과도한 물량공세와 대리점 관리 문제로 '밀어내기' 논란이 발생한 이후 실적 악화를 겪었다. 2021년엔 불가리스 사태와 경영권 분쟁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남양유업은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새로운 기업 슬로건과 CI을 수립했다. 소비자 신뢰 회복과 품질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은 "지난해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 전방위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제품 혁신, 품질 관리 강화, 운영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 CI /사진=남양유업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지속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용 절감 외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소비자 성향과 니즈, 트렌드 고려해 브랜드별 마케팅 전략을 검토해 운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남양유업이 당기순이익에 이어 영업이익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경영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다시 남양유업 제품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더불어 유제품 대체제의 증가, 수입산 진출 확대 등으로 유업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차별화를 위해선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이 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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