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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K뷰티 대장은? 그래도 '아모레' 다

  • 2025.12.09(화) 14:00

올영어워즈에서 에스트라·일리윤 등 14개 수상
바디·헤어·프리미엄 제품군에서 강세 보여
해외서도 라네즈 등 성과 내고 있어

그래픽=비즈워치

K뷰티 대장은 누구

이러다 식는 것 아닌가 싶었던 'K뷰티' 열풍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셀럽들도 앞다퉈 K뷰티 제품을 쓰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주요 K뷰티 브랜드들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의 몇 배나 됩니다.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가 양 손으로 꼽아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뭐냐 물으면 김치도, 싸이도 아닌 '화장품'인 시대입니다.

최근의 K뷰티 열풍이 특이한 건 이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인디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이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며 '인디'를 붙이기 민망해진 에이피알은 제외하더라도 매출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대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몸집이 작은 만큼 빠르게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 주효한 거죠. 

그래픽=비즈워치

그렇다보니 그간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 왔던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이른바 '뷰티 대기업'들은 활약상이 부족해 보입니다. 중국 시장이 한창일 때는 '설화수'나 '헤라', '후' 같은 제품들이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언급됐지만 이제는 '조선미녀'나 '메디큐브'가 그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죠. 

올해 3분기 실적을 한 번 볼까요.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조1082억원을 올렸습니다. 전년 동기 1조681억원 대비 3.8%, 401억원 늘었죠. 같은 기간 에이피알의 매출은 1741억원에서 3859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성장세에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서는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이 아모레퍼시픽을 따라잡으며 '뷰티 대장주'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뷰티 대기업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셈입니다. 

아모레 패밀리

하지만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K뷰티의 거목이 그렇게 쉽게 쓰러질 리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인디 브랜드 못지 않게 K뷰티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뷰티업계의 방향성을 가장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올리브영 어워즈'를 보면 아모레퍼시픽이 아직 노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총 14개 제품이 수상했습니다. 수상 내역을 한 번 볼까요. 크림 부문에서 에스트라의 아토베리어365크림이 1위를 차지했고요. 샴푸 1위도 라보에이치 두피강화샴푸의 몫이었습니다. 헤어스타일링 부문에서는 미쟝센 컬링에센스와 에뛰드 팡팡헤어섀도우가 각각 1, 3위에 올랐습니다. 

아모레퍼시픽 2025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브랜드/그래픽=비즈워치

바디 부문에선 세정과 보습 모두 일리윤이 1위를 독차지했죠. 아모레퍼시픽의 '주전공'이라 할 수 있는 프리미엄 부문에서도 헤라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이 1위였습니다. 이밖에도 이너뷰티, 슬리밍 부문에서 바이탈뷰티 제품이 한 자리씩 차지했습니다. K뷰티 대장주인 에이피알은 4개 수상에 그쳤죠. 아모레퍼시픽이 꺾였다고 말하기 머쓱한 성과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상을 받은 제품군을 보면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의 주 전장터인 스킨케어·기초에서는 에스트라 크림과 프리메라 세럼이 한 자리씩을 차지했을 뿐입니다. 대신 메이크업과 헤어케어, 바디 제품군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습니다. 헤라와 에스트라, 에뛰드, 미쟝센, 일리윤, 프리메라, 라보에이치, 바이탈뷰티 등 총 8개 브랜드가 수상한 것도 아모레퍼시픽의 '위엄'입니다. 

경력직은 달라

아모레퍼시픽이 헤어 케어와 바디 케어, 이너뷰티 등의 부문에서 성과를 낸 건 우연이 아닙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에이지리스(Ageless)'와 '홀리스틱(Holistic)'을 키워드로 삼고 항노화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케어와 웰니스로 영역을 확대, 뷰티 전 영역을 포괄하는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은 배경입니다.

매출이 다양한 브랜드로 분산돼 있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특정 브랜드의 '대박'으로 매출이 몇 배씩 뛰는 일은 없겠지만 안정적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실적을 낼 수 있죠. 트렌드의 변화로 한두 브랜드가 부진을 겪더라도 다른 브랜드들이 이를 메워줄 수 있습니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 시장의 격언은 기업 운영에서도 유효합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에이피알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아모레퍼시픽의 '다변화'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들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은 1조3429억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에이피알의 전체 매출(9797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많습니다. 

눈에 띄는 건 해외 실적을 견인하는 게 국내에서 '올영 어워즈'를 받은 브랜드들이 아닌,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코스알엑스라는 점입니다. 국내 강세 브랜드와 해외 강세 브랜드가 따로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전성기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무시 못 할 매출을 내는 중국의 설화수까지 생각하면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업력이 짧은 신생 브랜드들이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80년'의 나이테입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럭셔리 안티에이징과 더마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한편 매스 스킨케어를 육성하고 헤어케어와 메이크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카테고리와 제품을 민첩하게 선보이기 위해 혁신 제품 개발 체계를 고도화하고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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