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2분기에 8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과징금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과징금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적자 규모는 2000억원이 넘는다. 3분기 역시 적자가 예고돼 있다. 길고 긴 '계획된 적자' 시기를 끝내고 2023년 흑자기업으로 돌아섰던 쿠팡이 3년 만에 '도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적자 1조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 늘어난 13조3007억원(88억5600만달러)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350억원(5억5600만달러)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1분기 3500억원대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수천억원대 적자를 냈다. 상반기 누적 적자 규모는 1조1850억원에 달한다.
영업손실의 가장 큰 요인은 '과징금'이었다. 지난해 있었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쿠팡은 이에 불복, 곧바로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과징금은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인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와 세무조사에 따른 추가 과세 때문이다. 쿠팡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약 3000억원(2억800만달러)의 과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쿠팡은 여기에도 행정 불복 절차 혹은 소송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3분기 실적에는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물류센터 화재 손실 역시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쿠팡은 "화재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있으며 재무적 영향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자체 보유 재고와 고정자산, 의무지급액 등을 합한 장부가액은 약 3500억원(2억4600만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추가 과세를 더하면 약 6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반영된다는 계산이다.
쿠팡이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쿠팡은 첫 흑자를 냈던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적자가 '계획된 적자' 였다면 이번엔 '계획되지 않은 적자'라는 점만 다르다. 다만 쿠팡이 과징금과 추가 과세 등에 행정소송에 나서 승소한다면 손실을 일부 복구할 수 있다. 화재 손실 역시 보험에 가입돼 있어 상당 부분 만회가 가능할 전망이다.
복구 완료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2분기 매출 13조300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쿠팡이 분기 매출 13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2분기 연속 감소세던 매출 방향을 바꿔놨다. 특히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조원 가까이(8410억원) 늘어난 게 눈에 띈다. 매출 면에서는 부정 이슈가 모두 해소됐다고 봐도 될 만한 수치다.
모든 부문에서 실적이 고루 개선됐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가 포함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은 원화 기준 매출 11조1515억원을 기록, 전기 대비 6% 성장했다. 한 번 이상 쿠팡을 사용한 활성 고객 수도 1분기 대비 3%, 80만명 늘었다. 이 역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전인 지난해 3분기의 수치를 회복한 수준이다. 쿠팡이츠와 파페치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2조1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도 고객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김 의장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개인 정보 사고 이후 떠났던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으며 지출 수준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 멤버십 회원 수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을 떠나 다른 플랫폼에 정착하는 이른바 '탈팡' 영향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출이 감소한 고객은 전체의 일부로, 대부분의 고객이 복귀한 상태"라며 "이들 중 일부는 몇 달간 이탈해 있었고 다른 곳을 주된 이용처로 삼을 만큼 시간이 지났음에도 결국 돌아와 이전 지출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데 이어 이전과 마찬가지로 높은 지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실적 정상화 타이밍을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회복된 유료 멤버십 회원 숫자는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될 것이며 고객 재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늘렸던 마케팅 비용 역시 내년부터는 줄여갈 계획이다. 여러 이슈에 따른 영향이 지나가면 이전의 성장률과 마진 구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번 분기에는 복귀 고객, 신규 고객 유입에 힘입어 추세가 반전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2027년 중반까지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조정 에비타 마진은 데이터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