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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의 습격]①가계부채와 금리의 외나무 대결

  • 2013.09.18(수) 09:00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앞두고 시중금리가 들썩인다. 차기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이 유력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레이스를 포기하면서 출구전략 시기와 관련한 전망이 다소 엇갈리고는 있으나, 긴 흐름에서 큰 차이는 없다. 비즈니스워치는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에 대해 4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부동산값 하락에 이어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의 거품을 터트릴 뇌관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개인과 기업이 늘어난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은 타격을 입는다. 소비는 계속 위축되고 경기회복 기대는 꿈처럼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 금리가 들썩인다…가계부채엔 직격탄

미국의 경기 회복은 그동안 펼쳐온 양적완화에서 이젠 빠져나와야 한다는 신호다. 이르면 이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출구전략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돈줄이 마를 것이란 우려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국의 10년짜리 국채금리는 2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월가에선 미국이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에 나서면 금리가 5% 선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 3년짜리 국채금리 역시 한때 3%를 넘어섰다. 3% 선 안착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속속 올리기 시작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한동안 잠복해있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리가 오르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한계 채무자를 중심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올 6월 말 현재 가계대출과 신용판매를 더한 가계부채 잔액은 980조 원에 달하며 10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FRB 의장 후보가 매파에서 비둘기(재닛 옐런)파로 바뀌어도 시기와 관련한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대세에는 큰 변수가 아니다.

 

 

◇ 금리 1%p만 더 올라도 곳곳 비상등

 

이렇게 되면 각각의 경제 주체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단순계산으로도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10조 원 가까이 는다. 저신용자와 적자 가구, 한계기업들이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의 연체율은 올라가고 수익성은 나빠진다.

NICE신용평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보면 시중금리가 1~1.5%포인트만 더 올라도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의 연체율은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을 넘어선다. 10년래 가장 큰 충격파가 예상된다는 경고다.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금리가 4%만 넘어도 이곳저곳에서 각종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설명은 이제 현실이다.

부동산값 하락이 더해지면 충격은 배가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춰 놓긴 했지만, 담보로 잡힌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48.6%에 달해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정부가 부동산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섰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여전하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며 “비수도권의 가격 상승도 한계에 달하면서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웅진과 STX 등 기업들이 하나둘씩 나자빠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한계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황철현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가격 하락, 기업 여신 건전성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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