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돌다리 두드리며 칼 가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 2014.11.25(화) 17:11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외형보다는 내실에 방점
사외이사·LIG손보 인수 등 민감한 현안엔 말 아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2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공식 취임 후 채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탓인지 취임사에서 밝힌 경영 구상에서 크게 더 나아간 내용은 없었다. 윤 회장은 다만 당분간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단 무너진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사외이사 문제와 LIG손해보험 인수 건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아직 뚜렷한 묘수가 없는 데다, 윤 회장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처지도 아닌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기회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성장보다는 정비와 내실에 초점

윤 회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KB금융의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선전용 정책보다는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회장은 “CEO로서 윤종규보다는 KB금융의 경쟁력 회복과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아직 뚜렷한 방침을 밝히진 않았다. 구조조정 여부를 묻는 말엔 “절대 인력이 과도하고, 인력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도 “현재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교육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이후 그래도 안 되면 구조조정도 검토해보겠다는 얘기다.

영업점 축소 역시 산업단지와 아파트촌, 부촌 등 지역별로 차별화를 먼저 시도한 후 그 과정에서 채산성이 떨어지고, 지속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통폐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점포를 몇 %를 줄이는 방식으론 접근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추가 인수•합병(M&A)에도 일단 선을 그었다. 윤 회장은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경영 역량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당분간 이미 인수한 회사의 정상화와 LIG손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역시 남들이 한다고 따라가기보단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차근차근하게 진행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 LIG손보 인수 무산 가능성도 염두

사외이사 문제와 LIG손보 인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답을 미뤘다. 우선 사외이사 문제와 관련해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고 피해갔다. 

 

다만 “지배구조개선TF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과 선임 프로세스, 사외이사 평가와 임기 연장, CEO 육성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혀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혁을 예고했다.


LIG손보 인수 건에 대해선 금융위원회로 공을 돌렸다. 윤 회장은 “LIG손보 인수를 강하게 희망하지만 M&A의 최종 승인권은 금융위가 가지고 있다”면서 “금융위의 이해를 구하면서 LIG 쪽과도 미진한 협상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승인이 안나면 연장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LIG손보 인수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에서 “최근까지 K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통제 상황을 보면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 내달 초 부문검사를 실시한 후 연내 최종 가부 결정을 내리겠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