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은행권 임원들의 인사 시즌을 맞아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이 공동으로 제공합니다. [편집자]
<앵커>
매년 연말이면 은행권이 시끌시끌하죠. 부행장급을 시작으로, 은행권 임원인사가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이슈들이 많답니다.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원 기자, 여전히 금융권에서 가장 핫한 KB금융과 국민은행 얘기부터 해보죠, 국민은행 인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취임한 후 첫 인사인 만큼, 관심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실제 어떻습니까?
<기자>
네. 금융당국과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상당합니다. 윤 회장으로선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우선 KB 사태의 발단인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됐던 임원들의 처분인데요. 박지우 수석부행장과 정윤식 전략본부장, 그리고 지주의 윤웅원 부사장이 관련해서 당국의 징계를 받은 바 있어 거취가 주목됩니다.
게다가 윤 회장은 행장을 겸직하면서 지주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효율성을 따져 일부 직책은 지주와 은행 임원을 겸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임원 자리가 줄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듯합니다.
<앵커>
원기자, 국민은행은 인사할 때 옛 국민은행 출신, 주택은행 출신도 따지잖아요? 어떻게 됩니까?
<기자>
관례로 그렇습니다. 따라서 채널 안배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 출신 간 채널갈등이 또다시 불거졌는데요. 최근엔 합병한 지 언젠데 아직도 채널 간 나눠 먹는 식의 인사를 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채널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윤 회장으로선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듯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통합을 앞두고 있어서 두 은행의 임원들은 가시방석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현재 상황,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물리적으로만 따지면 두 은행이 한 은행으로 합쳐지니까 은행 임원 숫자도 반으로 줄어들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잡은 통합일이 내년 2월 1일인데 앞서 올 연말에 큰 폭의 인사를 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올 연말 임기가 돌아오는 임원은 하나은행의 경우 함영주 부행장 등 6명이고요, 외환은행은 이현주, 추진호 부행장 등 4명입니다. 따라서 당장은 임기가 돌아오는 임원에 대해선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연장하고 통합 조직에 맞춰 내년에 인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한편에선 올 한해 성과 등을 반영해 소폭의 인사를 하고 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내년 2월을 통합 목표로 잡긴 했지만, 현재 노사대화가 답보상태여서 시점은 늦어질 수도 있고요. 또 통합한다고 해도 어차피 임원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 일부는 정리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앵커>
정말 처한 상황만큼, 인사도 오리무중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외환은행의 이현주 부행장과 하나은행의 함영주 부행장도 관심의 대상이라면서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후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전임 김승유 회장의 측근들을 견제해 왔습니다. 이현주 부행장도 김승유 회장 측근으로 분류해 왔는데요. 이번에 임기가 돌아오면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함영주 부행장은 반대로, 한때 통합은행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김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자.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 내정자가 이미 임원인사를 단행했죠? 함께 행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동건 수석부행장과 김승규 부행장을 유임시켰다고 하는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 내정자는 전체적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했는데요. 이 수석부행장과 김 부행장을 유임시킴으로써 조직화합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이순우 행장에 이어 이 내정자까지 잇따라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는 것에 대한 옛 한일 출신들의 반발기류 때문인데요. 유임된 부행장 둘 다 한일은행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칫 이 내정자와 이 수석부행장을 정점으로 상업 대 한일로 나뉘는 구도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조직안정을 위해 연임을 시켰지만, 자칫 조직화합과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느 조직이나 라인이나 파벌이 있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은행처럼 '이 라인 저 파벌'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해야 조직운영의 황금비율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좀 후진적인 조직시스템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원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