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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이덕훈 행장 출장에 허리 휘는 수출입은행

  • 2015.04.01(수) 10:40

수행도 관련 부서 총동원...정권에 보여주기 식?
출장 예산 부족, 정작 필요업무 뒤로 밀려나기 일쑤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잦은 해외출장으로 직원들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요즘, 직원들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긴지,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해보죠. 원 기자, 이덕훈 행장이 출장을 자주 가는 것 때문에 내부에서 말이 많다면서요? 이렇게 한번 물어보죠. 이 행장, 얼마나 자주 출장을 가기에 직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겁니까?

<기자>
최근 수출입은행 직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덕훈 행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출장을 간다고 합니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엔 잦은 해외출장이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행장으로 보이기도 했는데요. 행장을 맡은 지 20일 만에 브라질 미주개발은행(IDB) 총회에 참석하고 이후 터키 카자흐스탄 등 24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었죠.

<앵커>
얘기만 들어보면 수출입은행장이니까 해외출장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원 기자, 이 행장은 '왜?' 해외출장 건 때문에 직원들 원성을 사고 있는 겁니까?

<기자>
수출입은행 업무 특성상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해외 개발도상국에 경제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등 해외 업무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행장의 잦은 해외 출장으로 정작 직원들이 실무에 필요한 출장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공적 기관으로 출장예산이 제한적으로 운영됩니다. 행장이 출장 예산을 다 써버리면 직원들이 쓸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앵커>
출장 예산이 딱 정해져 있었군요. 재밌네요. 어쨌든, 이 행장의 출장 건으로 말들이 나오면서, 정권에 대한 보여주기 식 출장이 많다, 뭐 이런 지적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실무에 필요한 출장보다는 보여주기식 출장이 많다는 데에 있습니다. 최근 이덕훈 행장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베를린자유대학 한국학연구소와 공동 주최한 '국제 협력을 위한 남북통일 기반 조성 방안' 세미나에 참석했는데요. 대충 눈치 빠른 분은 알 것도 같습니다. 이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발표한 지 1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행사인데요. 결국, 정권에 보여주기 용이라는 겁니다.

이달 말에는 대통령 중남미 순방에도 동행한다고 합니다. 수출입은행 한 직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외출장을 가는데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대통령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원기자, 국책기관이니까 정권 눈치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고 보니, 이 행장은 서강금융회 출신으로 취임 초부터 낙하산 논란도 끊이지 않았잖아요? 그렇다면 보은 차원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런 의견, 어떻습니까?

<기자>
아예 틀린 해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시각을 좀 돌려서요. 같은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을 한번 볼까요. 산은 역시, 드레스덴 선언 1주년을 기념하고 통일금융이라는 정책에 부응해야 하는 입장인데요.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중앙대 유니버시티 클럽에서 '북한정책포럼 분과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건 얼마든지 행장 재량으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원 기자, 이 행장의 잦은 출장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요? 그건 또 무슨 얘깁니까?


<기자>

직원들의 불만은 또 있는데요. 수행원들이 많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한 번 출장에 10명, 20명을 데리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실제 20명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련 부서장, 실무자, 비서실 등이 총동원돼서 많을 땐 10명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금융지주 회장이나 행장이 해외 출장 땐 1~2명 정도 수행하는 게 보통이거든요. 이런 것과 비교하면 이덕훈 행장의 수행원 규모는 어마어마한 인원입니다. 이 때문에 보여주기라는 의혹도 커진 것이고요. 그래서, 한번 출장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아무튼,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작 해외 대출심사를 위한 출장도 못 가거나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얘기들이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겁니다.

<앵커>
정작 일할 사람들이 행장 수행하느라 일도 못 하고, 출장비도 다 소진해서 출장 갈 사람이 못 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뭐 이런 거네요? 근데, 그 이유가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어휴...


<기자>

네. 아시다시피 지난해 모뉴엘 사태 이후 해외 법인이나 영업장에 대한 현지 심사 혹은 답사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직원들의 불만이 더 쌓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원기자, 그럼 수출입은행 내부에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이미, 일부 직원들은 사내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은행 김용국 노조위원장은 "행장의 잦은 해외 출장으로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많고 게시판 등을 통해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행장에게 자제를 부탁해도 그것이 업무 관련된 출장이라고 얘기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출입은행, 아니 이덕훈 행장의 행보, 잘 들여다봐야겠네요. 원정희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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