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모두 고객가치증대라는 하나의 목표로 모인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늘 강조해 온 '따뜻한 금융'의 일환이다. 자칫 구호에 그칠 수 있는 따뜻한 금융이 실제 업무에서의 변화를 통해 실행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한 회장은 올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저금리·저성장 시대엔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금리라면 어떤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더 따뜻한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가에 따라 승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신한은행의 이런 변화는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따뜻함이기도 하다.
◇ 고객수익률로 평가받겠다
신한은행이 1년 넘게 준비한 고객자산 성과분석시스템의 의미는 남다르다. 기존에 개별 상품별로 이뤄졌던 수익률 관리가 고객 전체 자산에 대한 시기별 종합 평가가 가능해졌다. 정확한 수익률 분석으로 새로운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직원과 영업점 평가(KPI)에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인데, 고객 수익률을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얘기다. 이것이 변화의 바람을 불렀다.
그동안 은행이 직원이나 영업점을 평가할 땐 외형성장이나 은행 손익을 먼저 따졌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나 투자보다는 은행 관점에서 판매수수료가 높거나 마진이 높은 상품, 혹은 소위 말해 캠페인에 들어간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권유하고 팔았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고객수익률이 평가지표로 들어가면서 은행의 이익보다 고객가치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한번 팔면 그만이 아니라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원들도 처음엔 고객 수익률로 평가받는 것을 낯설어했지만, 은행이 책임감을 느끼고 고객 자산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자체 평가 결과 고객수익률이 지난해보다 개선돼 영업 현장에서도 고무적이라는 분위기도 전했다. 지난해 고객수익률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상위권인 1, 2등으로 뛰어오르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 올해 1월 15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년 기자간담회 |
◇ 2011년 이후 5년째 '따뜻한 금융' 체화
따뜻한 금융은 지난 2011년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화두로 던진 이후 5년째 유지된 신한의 가치다. 상품, 서비스, 자금운용 등 금융의 본업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법으로 고객·신한·사회의 가치가 함께 커질 수 있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은행 고객수익률 평가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자회사에서도 따뜻한 금융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한카드는 포인트를 활용한 연체대금상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해 8만 1600명이 82억 포인트를 사용해 연체대금을 갚았다. 올댓쇼핑몰 내 사이트를 만들어 중소기업과 영세단체의 제품 판매 및 홍보채널을 지원하기도 했다. 15개 협력사, 6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신한생명은 해피실버금융교실을 통해 9226명을 대상으로 273회의 강의를 했다. 저소득노인계층을 대상으로 했다. 미지급보험금 찾아주기로 지난해 4만3835건, 306억 원을 주인에게 돌려줬다. 사회적 약자에겐 보험료 할인 혜택도 줬다. 총 2만 7662건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08년 이후 7년 연속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한이 리딩금융그룹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리딩그룹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지난 5년간 뚝심 있게 지켜온 '따뜻한 금융'덕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