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은행을 쉽게 갈아탈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은행을 바꾸면 뭐가 좋으냐고요? 수수료 감면과 이자 절감은 물론, 포인트도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 계좌이동제를 통해 알뜰족이 되는 법을 소개합니다.
◇ 은행, 계좌이동제 대응 서비스 속속 도입
계좌이동제는 그동안 주거래은행을 바꾸고 싶어도 일일이 카드사나 보험사, 통신사 등에 전화를 걸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줄여보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고객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적었는데 이제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져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주거래계좌 이용 시 수수료를 감면해주거나 금리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으니, 눈여겨보고 활용하면 쏠쏠한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엇갈린 예견…머니 무브 vs 유인 부족
소비자는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거래은행을 변경하지 못한 이유는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58.1%, '자동이체 항목을 직접 변경해야 해서'가 33.5%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이른바 대규모 '머니 무브'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금리나 수수료 혜택을 좇아서 소비자들이 빠르게 이동하리라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그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수수료 감면이나 금리 혜택을 주더라도 한계가 있어서 계좌를 바꿀 유인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은행들이 과도하게 현금이나 물품을 제공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계좌이동제가 시행돼도 기존 계좌를 해지하거나 잔액을 이체하는 것은 직접 해야 합니다. 자동이체 변경도 지점을 방문하거나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데, 혜택이 적으면 이조차 귀찮은 일입니다.
특정 은행에 대한 고객의 불만족이 계좌이동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소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2013년도에 실시한 은행에 대한 고객 불만족도와 2014년 은행별 계좌이동 실적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자동납부 정리부터 계좌이동까지
여기까지는 은행들의 이야기입니다.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당장 큰돈은 안 되더라도 조금만 신경 쓰면 분명 얻는 게 있습니다.
시작은 각종 자동납부 목록을 확인하는 겁니다. 이달부터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통신비와 보험료, 카드결제금 등 자동납부 목록을 인터넷 홈페이지(www.payinfo.or.kr)에서 한눈에 확인하고 불필요한 항목은 해지할 수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를 통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본인의 '자금 흐름'을 정리해보는 것은 유익한 일입니다. 쓸데없는 자동납부 계좌가 남아 있는 경우 정리할 기회입니다.
다음은 계좌 이동입니다. 오는 10월부터 해당 홈페이지에서 통신사와 보험사, 카드사 등의 자동납부 계좌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주거래 계좌를 옮기는 본격적인 의미의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는 셈입니다.
월급통장이나 생활비 통장을 정해놓지 않아 '주거래 계좌'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소비자도 있을 겁니다. 회사원들은 대부분 월급 통장을 '주거래 계좌'로 두고 있지만, 자영업자나 주부 등의 경우 이체나 적금 계좌 등을 따로 두고 있어 딱히 주거래 계좌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특별한 혜택이 없어 주거래 계좌를 정할 필요가 없었다면, 이제 이체와 적금, 대출 계좌 등을 하나로 모아 혜택을 받아보는 겁니다. 은행마다 '주거래 계좌'의 개념이 달라 상품에 따라 자동이체와 카드 결제를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우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내년 6월이 되면 신문사나 학원 등을 포함한 전체 기관 자동납부 항목을 조회·변경할 수 있습니다. 2월부터는 적금이나 월세 등 자동송금 항목도 조회하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 서비스를 은행 지점에서 이용하는 것은 시스템이 갖춰진 뒤인 내년 2월부터입니다.
다른 은행이 매력적인 혜택을 주거나 기존 은행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계좌를 다시 바꾸는 건 이즈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리라 기대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 초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선보일 혜택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