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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대우증권 매각, 가격 묘수 찾기

  • 2015.08.24(월) 16:59

10월 매각 공고,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KDB자산운용과 묶어 매각, KDB캐피탈은 따로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시작됐다. 팔려는 자의 의지가 확고하고, KB금융 등 사려는 자도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매각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다만 큰 덩치에 따른 가격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다.

◇ 10월 공고, 내년 상반기 마무리

KDB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에 대한 매각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은 패키지 매각과 개별 매각을 병행해 추진하고, 산은캐피탈 매각 절차는 따로 진행한다.

25일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자문사 선정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지분 매각 공고,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매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올 초부터 대우증권 매각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여기에 KB금융이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국내 일부 금융사들과 중국 자본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매각을 본격화했다. 

◇ 적정 매각가 찾기가 '관건'

이번 매각에서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다. 공적자금 회수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매각 주체와 고가 인수 논란을 피해야 하는 인수 희망자 사이에서 적정 가격을 찾는 게 과제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자산운용을 하나로 묶어 팔되, 덩치가 큰 산은캐피탈은 따로 매각하기로 한 것도 가격 문제를 고려한 선택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를 현재 주가(1만1750원)로 환산하면 1조 6500억 원가량으로,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대우증권만 2조 원 안팎으로 치솟을 수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시틱 그룹이나 안방보험 그룹 등 중국 자본이 KB금융의 유력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매각가가 최대 3조 원까지 치솟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될 수밖에 없는 가격대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부분 매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부문장은 경영권 확보 최소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잘 팔릴 것 같지만, 막상 흥행이 잘 안 된다면, 다른 방법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대우증권 주가 추이, 대우증권 홈페이지



◇ 중국 자본에 내줄까 '촉각'

매각 추진 시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중국발 악재와 북한 리스크,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점은 매각 주체 입장에선 악재다. 실제 지난달 1만 6000원 선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한 달 만에 1만 1750원(24일)까지 폭락했다.

그동안 대우증권의 주가가 너무 높아져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고민하던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이제 오히려 '헐값 매각' 논란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 부문장은 이에 대해 "주가가 빠지면 매도자의 입장에서는 아쉽다"며 "가격이 좋고 시장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에 업계 2위인 대우증권을 내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일단 "외국자본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만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국에 내준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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