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3분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간소비가 3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소비절벽이 현실화했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문 데다, 수출과 소비, 투자가 모두 지지부진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단기적으로 내수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1분기 성장률 0.4%에 그쳐
▲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1조 845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메르스 사태로 내수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수준이며, 2014년 4분기(0.3%)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좋지 않았다.
수출과 투자, 소비가 모두 좋지 않았다. 1분기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4분기(-4.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5.9%나 줄면서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민간소비도 0.3% 줄면서 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0.1%)보다 감소 폭이 더 컸고, 세월호 사태의 여파를 받은 2014년 2분기(-0.3%) 이후 7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1.1%와 1.4% 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어왔다. 개별소비세 인하를 비롯한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정부의 정책 효과가 끊기면서 소비절벽이 현실화했다.
◇ 0%대 저성장 갈수록 고착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1%대로 올라섰지만 4분기엔 다시 0.6%로 내려앉았고, 이번에 0.4%로 더 떨어졌다. 최근 2년간 한 번만 빼고 분기 성장률이 모두 0%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에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출 감소 폭이 주춤하고,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도 나란히 개선되고 있다.
반면 수출과 심리지수 모두 바닥권을 겨우 벗어나는 수준이어서 지속적인 개선 여부를 장담하기엔 이르다. 대외적으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대내적으론 가계부채에 이어 기업 구조조정이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을 공산도 크다.
기획재정부는 "2, 3월에는 경제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1월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재정 조기집행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최근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2분기에는 조금 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