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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 리그테이블]①동부·현대·KB 등 2위권 반란

  • 2016.08.03(수) 10:13

차보험료 인상 효과로 현대·동부·KB·메리츠 실적 '쑥'
삼성, 주춤했지만 덤덤…손해율 안정, 자본 여력 충분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국내 2위권 손해보험사들이 올 상반기에 활짝 웃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덕을 봤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었던 탓에 2위권 경쟁사들의 성장을 지켜보기만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삼성화재가 부진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타사보다 안정적인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자본 여력도 충분하다. 상반기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하반기엔 오히려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호실적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따른 효과로 연내에는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 2위권 손보사, 차 보험 손해율의 마법

올 상반기 손해보험 업계에선 2위권 보험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9.1% 증가한 1989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도 6조 2392억원으로 5.2% 늘었다. 동부화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0.1% 증가한 2375억원이고, 매출은 5조 9650억원으로 6% 증가했다.

이를 뒤따르는 KB손해보험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7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8.3%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전년보다 73% 증가한 139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위권 보험사들의 약진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상황이었는데, 지난해 말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일제히 올리면서 손해율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9.5%로 최고점을 찍은 뒤 올해 내내 빠른 속도로 손해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6월 기준으로 77.6%까지 낮추는 저력을 보였다. 동부화재는 같은 기간 93.3%에서 78.2%로, KB손보는 98.1%에서 78.5%로 끌어내렸다.

◇ RBC 끌어올린 '현대', 운전자보험 호조 '동부'


이런 분위기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심사) 강화와 자동차보험 인상 효과가 올 하반기에도 가시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위권 보험사들은 더불어 올 상반기에 개별 위험 요소를 제거하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등의 노력을 병행해 하반기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동부화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 최대 규모로 운전자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김고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운전자 보험은 손해율이 50~60% 수준으로 우량 손해율이 유지된다"며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약점으로 지적되던 지급여력비율(RBC)을 대폭 끌어올렸다. 만기보유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말 171.1%에 불과하던 것을 221.5%까지 올려놨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그룹 내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삼성화재, 주춤했지만 '덤덤'

삼성화재의 상반기 실적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327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올해 51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대형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었다. 매출은 9조 324억원으로 전년보다 3.1%가량 증가했다.

손해율의 경우 올 1월에 이미 81.1%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린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79.3%를 기록했다. 2위권 보험사의 경우 높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끌어내리며 실적을 올렸지만, 삼성의 경우 이런 여력이 적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중국 삼성반도체 사고와 대만 코닝공장 사고 등으로 손해율이 오르고, 투자이익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삼성화재의 장기적인 실적을 좋게 전망하고 있다. 일단 2위권 보험사의 자동차손해율 개선이 조만간 정체될 전망이고, 이에 더해 삼성화재는 높은 RBC비율(2분기 말 기준 374%)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보험업계 자본 확충 이슈에서 영향을 가장 덜 받기 때문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쟁사의) 자동차손해율 개선이 정체되는 국면부터 상대적 소외는 완화될 것"이라며 "삼성화재는 생·손보를 통틀어 자본확충 등의 우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보험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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