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새 신한은행장이 '초(超) 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거론하면서 리딩뱅크 위상을 지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한금융은 지난해까지 9년간 리딩금융그룹을, 신한은행은 8년간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맹추격하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생각하면 위 행장의 취임과 동시에 맞닥뜨려야 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하다. 위 행장은 7일 취임사를 통해 "국내에서는 경쟁은행과의 간격을 더욱 벌리는 초(超) 격차의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이명근 사진기자 |
위 행장은 이날 취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디지털 시대는 초격차의 시대"라며 "앞선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시대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리딩뱅크 위상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당기순이익을 더블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리딩뱅크가 단지 당기순이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역시 신한이구나, 신한이 뭘 한다고 하는데 벤치마크해보자는 식으로 다른 곳보다 앞서 나가는 그런 것이 리딩뱅크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위성호 행장은 또 오는 2020년까지 은행의 글로벌 수익 비중을 현재 12%에서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지 M&A 매물이 있으면 M&A도 하고, 수익 내는 회사에 대해선 일정 지분을 투자해 배당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등의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인도, 미국 등을 유망지역으로 꼽기도 했다. 이들 지역에서도 이미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베트남, 일본과 같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카드 사장 시절 빅데이터와 디지털 경영을 선도했던 만큼 은행에서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고민을 상당 시간을 할애애 털어놓기도 했다. 위 행장은 "디지털 전략은 가장 큰 고민"이라며 "카드사와 은행은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근본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와 관련해선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빅데이터 활용 니즈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고객 영업은 물론이고 인사, 관리파트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니즈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를 전행적으로 활용할 체계를 만들고 빠른 시일 내 인력과 조직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진들의 디지털 체험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진이 대부분 50대인데 2030세대보다 익숙치 않아서 안쓰게 되고 점점 더 무식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디지털과 관련한 투자방향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은 많은 인력과 자본이 들어가는데 확신이 없으면 의사결정을 못하기 때문에 결국 체험을 하고 이를 통해 직접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의 갈등 우려에 대해선 "그런 염려가 없도록 할 자신이 있고, 그런 얘기가 나오면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기 때문에 회장과 언제든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고, 실제 내정 이후 수시로 교감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더 조심하고 배려하고 역할에 충실하고, 다시한번 상기하도록 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