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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리그테이블]②'저금리' 벗어나니 '규제' 변수

  • 2017.03.09(목) 17:03

생보사, 역마진 구조 개선 주력 외형성장 주춤
올해 금융당국 규제 강화…RBC비율 관리 '분주'

산 넘어 산이다. 저금리 시대 생명보험사들은 역마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10여 년 전 고금리 시절에 '효자 상품'이라며 판매한 고정금리 저축형 보험 탓이다. 고객과 약속한 금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보험사 스스로 그만큼의 투자 이익을 내야 하는데, 저금리에선 그게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이에 따라 지난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체질 개선에 분주했다. 전체적인 영업 실적이 부진해졌지만 이를 감수해서라도 역마진에서 벗어나야 했다.

다행히 지난해 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분위기가 반전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요즘 "시중 금리 하락이 마무리되면서 고질적인 역마진 문제도 바닥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의 악재에서 벗어나고 있긴 하지만 생보사의 올해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규제 강화라는 더 큰 악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규제 강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생보사들은 이제 자본 관리에 비상이다. 게다가 시중 금리 인상은 투자 이익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자본관리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국 올해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해야 할 처지다.


◇ 삼성생명, 보장성 보험 집중해 매출 소폭 감소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지난해 역마진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저축성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수입보험료(매출)는 22조 1093억원으로, 전년 22조 9292억원보다 줄었다.

올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 여력(RBC) 비율 관리가 관건이다. 삼성생명의 자본 여력은 탄탄한 편이라 그나마 규제 강화로 인한 우려가 덜 한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RBC 비율은 304.4%로 전 분기보다 84%포인트 낮아졌다. RBC 비율이 낮아진 것은 시중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감소의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은 투자 이익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만, 자본관리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

▲ (자료 = HMC투자증권)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에 더해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고돼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8일 실적 설명회에서, 앞으로 시행 예정인 자본규제 강화를 모두 반영하면 RBC 비율이 200%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생명이 앞으로 거둘 당기순이익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하락 폭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 한화생명, 5000억원 규모 자본확충 "RBC 비율 개선"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RBC 비율은 금리 상승과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89.4%포인트 떨어진 200.4%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방안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RBC 비율이 90%포인트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조만간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RBC 비율을 10~15%포인트 높이는 등 200% 선을 유지하겠다는 게 한화생명의 목표다.

동양생명의 RBC 비율은 250%가량을 유지하다가 육류담보대출 피해로 인한 손실과 제도 변화 등으로 20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어 RBC 비율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지난해 3분기보다 40.3%포인트 떨어진 221.0%를 기록했다.


◇ 금리 인상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 완화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은 지난해 수천억원 대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쌓느라 골머리를 앓았는데, 올해부터는 부담이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란 변액연금의 원금보장과 변액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사가 쌓아야 하는 재원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적립해야 할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늘어나는데, 올해는 금리 인상이 예상돼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만약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한다면, 오는 2018년부터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의 환입도 기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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