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은행 통합 이후 시너지를 본격화하는가 싶더니 3500억원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충당금 폭탄에 순익은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지난 2012년 옛 외환은행 인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순익이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 분위기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4921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의 4379억원보다 12.4% 증가했다. 하지만 덩치가 엇비슷한 경쟁금융지주사사들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8000억~9000억원대의 깜짝 실적을 낸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가 3502억원에 달하면서 순익을 갉아먹었다.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제외하면 1분기 순익은 8400억원 수준으로 양호하다는 게 지주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충당금 적립으로 하나금융의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돼 향후 경상적인 충당금 규모는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 하나금융 IR자료 |
충당금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전산 통합과 노조 통합 등 은행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조 191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81억원) 증가했고 전년 동기보다는 2.1%(242억원) 늘어났다. 안정적인 대출 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2013년 1분기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이익을 시현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1.86%이다.
비이자이익도 732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44.7%(5200억원)나 증가했고 전년 동기보다는 31.8%(1767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이익은 489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1%(326억원) 전년 동기보다 18.1%(75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6월 은행 전산통합 이후 인력배치 및 자원관리 등에 대한 효율성이 높아져 판매관리비의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전 분기보다 27.8%, 전년 동기보다 5.6% 각각 감소한 8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경비율(Cost Income Ratio)도 45.7%로 전년말(61.7%)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ROA는 0.6%로 전년말보다 0.18%포인트 올랐고, ROE는 전년말보다 2.93%포인트 개선된 8.85%를 기록했다.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1분기 충당금 등 전입액은 4226억원으로 전분기의 1681억원보다 증가했고,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인 충당금 등 전입액은 약 930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1분기 누적기준 대손비용률 또한 일시적 충당금 요인으로 전분기보다 0.38%포인트 악화한 0.72%를 나타냈다.
KEB하나은행의 1분기 순익은 47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4922억원보다 2.9% 감소했다. 다만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영향을 제외하면 8200억원 수준으로 지난 2015년 9월 은행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이다.
조달구조의 개선으로 핵심저금리성예금이 전년 동기보다 12.5%(5.2조원) 늘어났고 원화대출금은 17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10.6조원) 늘어났다.
하나카드는 신규회원 증가세가 지속되며 지난 2014년 12월 통합 카드사 출범 이후 최대 수준인 500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외에 하나금융투자는 150억원, 하나캐피탈 185억원, 하나저축은행 79억원, 하나생명 74억원의 순익을 각각 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