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투자처들은 소액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 주머니 사정이 박한 젊은 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고수익 고위험 투자인 만큼 충분한 경제지식 없이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주머니 얇은 청년들 P2P에 몰려
얼마 전 결혼한 직장인 박지훈 씨(가명)는 축의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10%의 수익을 주는 P2P금융 상품에 투자하기로 했다. 박씨는 매달 상환 예정인 원리금이 들어왔는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한다. P2P금융의 짭짤한 수익에 만족한 그는 부인 몰래 비상금도 굴리고 있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간에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하는 서비스다. 10%대의 수익을 주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처로 뜨고 있다. 1만~10만원을 투자하고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주머니가 얇은 20~30대에게 인기다.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일반 홈페이지에 가입하듯 손 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도 청년층의 접근을 높였다.
실제로 상위 P2P업체인 렌딧의 SNS에 공개된 투자 후기를 보면 20~30대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대학생이 장학금을 투자하거나, 회사원이 세계일주 자금을 모으기 위해 돈을 굴리는 등 소액의 여윳돈을 관리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었다.
P2P 투자는 고수익인 만큼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원금 보장', '확정 수익'과 같은 표현을 쓰면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지식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청년층이 이 같은 사정을 모른 채 높은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 P2P업체들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SNS 마케팅을 선보이는 가운데 제대로 된 업체를 판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1998년생도 비트코인 투자 러시
"수능 끝나고 할 게 없었는데 비트코인을 알고 투자했습니다. 수익률은 500~600%일 때도 있었네요. 방학 때 면허 따면 중고로 경차나 한 대 사려고 합니다."
회원 수 8만 명의 가상화폐 투자자 커뮤니티에 최근 게시된 글이다. 이 투자자는 주민등록증을 올려 1998년생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가상화폐는 실물 없이 정보 형태로 사이버상에서만 거래되는 통화로,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경우 최근 일본에서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연일 치솟자 공격적 성향을 지닌 젊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 커뮤니티엔 대학생인데 과외로 번 돈이나 용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하려고 한다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가상화폐 이더리움에 투자한 대학생 유재은 씨는 "가상화폐는 장이 24시간 열리는데다 1주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살 수 있어서 손 쉽게 투자할 수 있다"면서도 "3주 전에 샀을 때 34만원이었던 이더리움이 45만원으로 올랐을 정도로 등락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달 25일 최고 484까지 올랐다 다음 날 322만원으로 폭락했을 정도로 위험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 사회초년생 목돈으로 갭 투자
청년들은 갭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인사업자 고성호 씨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전 직장 후배들이 갭 투자를 하겠다면서 주말마다 부동산 스터디를 하러 간다"면서 "3000만~4000만원가량 목돈을 모아 투자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갭 투자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산 뒤 시세차익을 보는 것을 말한다. 3억원짜리 집을 살 경우 자신의 돈은 3000만원만 들이고 2억7000만원은 전세 세입자의 보증금을 받아 사는 방식이다.
자신의 돈을 조금만 쓰고도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서 청년층의 주목을 받는다. 청년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면서 과거엔 진입장벽이 컸던 부동산 투자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내리면 손실을 보는데다 세입자의 보증금이 그대로 빚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