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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우려→안도→불안…'압수수색' 다음엔?

  • 2017.11.07(화) 15:14

BNK 회장 인선에 낙하산 우려 고조→ 윤종규 연임에 '안도'
이광구 행장 사임으로 분위기 반전‥전방위 압수수색 '불안'

은행권이 새 정부들어 금융권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불안과 안도를 반복하더니 최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사의표명을 계기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다.

 

검찰이 7일 특혜채용 건으로 우리은행 본점과 관련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정당국의 칼날이 매섭게 몰아치면서 불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들어 은행권에만 벌써 세번째 압수수색이다. 그야말로 심난한 겨울맞이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채용절차 등에 대해 은행권의 자체점검을 본격화함에 따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경우 검찰 수사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 일각에선 금융권 CEO의 물갈이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어느 은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 사진/이명근 사진기자

 

◇ BNK금융 행장인선 불안→윤종규 회장 연임에 안도했는데


지난 9월 BNK금융 회장 인장 인선 당시 금융권의 우려감은 컸다. 성세환 전임 회장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되고, 내부 계파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외부 출신의 김지완 회장을 선임했다.

새 정부들어 첫 금융권 인사였던 만큼 은행권의 관심도 남달랐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낙하산 인사로 몸살을 앓았던 은행권에선 새 정부의 인사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척도로 여겼다.

게다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잇따라 임기가 돌아오고 이광구 우리은행장 또한 여전히 정부가 최대주주인 은행이었기에 BNK금융 회장 인선 과정은 은행권에 우려감을 키웠다.

다행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을 확정지으면서 오는 11월 20일 주총을 앞두고 있다. 인선 과정에서 정권과 관련 있는 올드보이 유력설이 나오는 등 잡음도 있었지만 이사회는 윤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두고 당시 A금융지주 한 임원은 "외풍을 타지 않고 회장 선임이 이뤄져 다행"이라며 반겼다. B은행 관계자도 "이제 (정권의) 분위기가 바뀐 모양"이라고 안도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채용비리 건이 불거지고,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면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 벌써 세번째 압수수색‥'올 게 왔다' 심난한 겨울맞이

검찰(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이광구 행장이 지난 2일 사의표명한 후 5일 만에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은행장실과 인사부를 압수수색했다.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그룹장은 지난해 신입사원 특혜채용 당시 이를 담당하는 HR지원단을 총괄했다. 검찰은 이 행장이 특혜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이를 인지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사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압수수색은 최근들어 벌써 세번째다. 지난달 검찰은 금융감독원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3일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에 사측이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HR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정당국이 금융권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금융권 CEO 물갈이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권 초 늘 있었던 일이란 점에서 '올 게 왔다'는 푸념도 나온다. 특히 윤 회장은 연임을 확정짓는 주총을 코 앞에 두고 거취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한 채용절차에 대한 금융당국과 은행의 자체점검 결과에 따라선 수사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경찰이 노조 고발 건에 대해 국민은행을 압수수색하면서 은행들도 노사갈등이 표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하나은행 노동조합 등 하나금융 계열 노동조합은 최근 인사 등의 적폐 청산을 외치며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반대를 선언했다. 하나금융과 은행은 노조에 대화 등의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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